[비즈 우먼파워] 서울ㆍ용산역 맡은 '고객만족의 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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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첫 여성 서울 본부장 강칠순 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역을 세계 어느 역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사로 만들겠습니다. "
국내 철도 간판 역사 서울역과 용산역을 관할하는 강칠순 코레일 서울본부장(52 · 사진)의 당찬 각오다. 강 본부장은 지난 29일 인사에서 111년 한국 철도 역사상 첫 여성 서울본부장이 됐다. 강 본부장은 2009년 9월 고객가치경영실장으로 승진하면서 코레일에서 여성으로선 처음 임원이 돼 '별'을 달았다. 그동안 남성 직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서울본부장 자리에 여성인 강 본부장을 앉힌 것은 파격 인사라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강 본부장은 30일 기자와 만나 "서울본부는 코레일의 '얼굴'"이라며 "이젠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감칠맛 나는 고객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고객의 소리를 듣고 불편사항을 바로 처리하는 서비스 최우선 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은 1977년 총무처 9급 공채로 입사해 역장을 맡는 등 철도 현장을 두루 거쳤다. 2009년엔 고객만족센터장을 맡아 코레일의 고객만족(CS)경영을 총괄하면서 서비스를 항공기 수준에 버금가도록 개선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2005년)과 대통령표창(2010년)을 받기도 했다.
그는 코레일 내에서 '고객만족 대모'로 통한다. 1998년 국가기관에서 가장 먼저 고객만족 경영을 도입할 때 실무책임을 맡았다. 2000년 서비스아카데미를 설립해 서비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역무원과 승무원 등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만족 강의를 했다. 강 본부장은 "청와대와 경찰청 등에서도 고객만족 교육을 했다"며 "이젠 고객만족 경영을 현장에 직접 적용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 앉게 돼 부담이 된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팽배한 코레일에서 여성이 설 자리는 좁았다. 철로 건설,차량 관리 등의 '거친' 업무를 여성이 하기에는 버겁다고 보고 여성에겐 주요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게 코레일의 정서였다. 강 본부장은 "연수원(현 인재개발원)에 교수직을 희망했을 때도 여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해 세 차례 지원한 끝에 연수원 발령을 받아 교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임원이 탄생하도록 후배 양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