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다툼이 갈수록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애플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미국이 아닌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하는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대한 수입금지 요청도 함께 냈다.

ITC는 미국 대통령 직속 준사법 독립기관으로 국제적인 통상 문제를 다룬다. 특허침해 등의 다툼을 심의하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해당 제품의 관세율 인상,과징금 부과,수입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ITC에 제소한 애플 제품은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 6가지이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보유한 통신 표준 관련 특허를 애플이 허락을 받지 않고 이들 제품에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ITC 제소와 함께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가 아닌 중국에서 폭스콘이 위탁 생산하는 물량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것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두 회사 간 소송전은 지난 4월15일 애플이 미국 법원에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이유를 들어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1주일 뒤인 4월22일 한국 · 일본 · 독일 · 미국 법원에 애플이 통신 특허침해했다고 맞소송을 냈다.

그러자 애플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는 ITC 제소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본격적인 특허소송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허침해 다툼은 법원과 ITC에 동시에 제소하는 게 보통인데,지금까지 애플과 삼성전자가 법원에만 소송을 제기해왔다는 점에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