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차이나가 2015년까지 연간 863억위안(약14조6700억원)의 매출을 달성,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4%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1조1000억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우한 나프타공장의 중앙정부 비준작업이 올해 안에 끝나 내년 말부터 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통합 중국법인 SK차이나는 7월1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박영호 SK차이나 부회장(총재 · 사진)은 30일 베이징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도시개발 물류 환경 자동차의 보급확대 4가지 분야를 주력으로 삼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유와 통신 등 SK의 주력사업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사업 확장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SK차이나 출범 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존 사업 중 상당수를 정리했으며 비록 한국에서 비즈니스 경험이 없더라도 사업성 있는 분야라면 과감하게 도전해 SK가 중국에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베이징과 상하이 외의 2~3선 도시에 더 많은 사업기회가 있다"며 "중국을 5개 지역으로 나눠 부총재급으로 지역별 책임자를 두고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30% 이상씩 성장해 5년 뒤엔 연간 863억위안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SK의 중국매출은 지난해 230억위안 이었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이 중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었으나 이젠 그런 단계가 아니다"며 "그러나 풍부한 경험 면에서는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K차이나 출범 이후 "빠른 의사결정 등으로 사업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장쑤성 난퉁에 1000억원을 투자해 필름공장을 건설키로 했고 소상인들의 집합지인 이우시와 전자상거래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SK차이나 초대 총재인 박 부회장이 중국 비즈니스의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현지화다. 그는 SK차이나 총재로 부임한 뒤 '로컬 박'이란 별명을 얻었을 만큼 현지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예컨대 SK그룹의 조직과 시스템은 대기업에 맞는 것인데 이걸 중국에 그대로 적용해선 안된다"며 "모든 것을 현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명 중 3명인 중국인 부총재를 연말까지 10명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중국인의 눈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고 그들의 방식대로 사업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아래 사람들을 현지화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부터 현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3년까지 150억위안(2조5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도약을 위한 준비 계획도 밝혔다. 그는 "중국은 한국과 비슷한 인구의 나라 30개가 있는 곳이며 앞으로 20년 정도는 매년 7% 이상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