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펀드 보고서가 달라졌어요…만화에 QR코드까지
펀드 운용보고서가 재밌어지고 있다. 잡지 형식의 인터뷰와 만화가 실리고, QR코드를 통해 동영상을 안내하는 보고서까지 등장했다.

1일 한국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제1회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자산운용보고서 평가'에서 삼성자산운용이 대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한국투자신탁운용, 우수상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3개사가 선정됐다.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자산운용 보고서는 표지부터가 남다르다. 삼성자산운용 광고 모델로 활동중인 배우 정보석씨가 직접 표지에도 등장했다. 펀드가 투자한 기업에 대한 리포트는 만화로 제작해 개별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였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2009년부터 고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운용보고서를 제작하기 위해 업계최초로 '운용보고서 권장용어 사용지침'을 만들어왔으며, 이번 보고서 리뉴얼을 계기로 앞으로 나올 다른 보고서들도 잡지 형식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보고서는 펀드매니저가 알기 쉽게 편지 형식으로 펀드 운용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전문용어를 쓰지 않고 지난 분기의 증시 상황과 펀드의 성과, 앞으로 펀드 운용 계획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에 QR코드를 삽입했다. 스마트폰 등을 사용해 QR코드를 검색하면 펀드 운용 성과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으로 연결된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펀드가 어떻게 운용됐는지 자세히 설명해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돼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007년부터 연간 보고서를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사보, 잡지 형태로 알기 쉽게 만들고 있다. 작년부터는 일반 보고서를 신문 형식으로 만들어 재미와 가독성을 동시에 줬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최근 자산운용 보고서에 에셋플러스의 보고서를 1호부터 최근호까지 모으고 있다고 밝힌 펀드 투자자의 글을 실었다. 이 투자자는 "펀드나 주식에 문외한인 제가 기업분석보고서를 읽다 보면 하루하루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며 "펀드에 전문가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나 가정주부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문체나 내용으로 작성한 많은 배려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과거 자산운용 보고서는 어려운 전문용어가 수시로 등장하는 데다 도표와 숫자가 빽빽히 나열돼 있어 일반 펀드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산운용 보고서가 논문처럼 어렵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자산운용보고서가 많아졌다"며 "기존의 틀에 박힌 지면구성에서 벗어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내용을 전면에 배치하거나 중요부분의 글씨체 변화, 색의 활용 등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