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문제가 일단락됐다. 모든 상황이 종료된 건 아니지만 일단 한고비를 넘긴 이상 재차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없을 것같다. 두 달 넘게 시장을 압박해온 악재가 해소된 셈이다. 시장은 기본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투자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그리스에 신경을 써서 주가에 이상반응을 유발하기도 했는데 이제 기업실적과 국내외 경기를 충실히 반영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분기가 온전히 경기 둔화에 노출된 탓도 있고,이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의 부진도 계속돼 상황이 녹록지 않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80만원까지 떨어진 것을 계기로 실적둔화 부분이 주가에 모두 반영됐는가 하는 점인데 확신할 수 없다. 국내외 경기 둔화도 몇 달 더 이어질 전망이다. 4월을 경기 둔화의 기점으로 생각하면 지금은 초기다. 경기지표가 한번 약화되면 반년 이상 계속됐던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전환을 논하기 이른 상황이다.

반면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리스 문제로 한참 얘기가 많았을 때나 외국인 매도로 수급이 악화됐을 때도 코스피지수는 2000 아래로 밀리지 않았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을 사겠다는 힘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는 시장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제외한 기존 주도주의 힘이 떨어지고 있다. 화학과 조선업종 대표주들이 직전 고점에서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라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심받고 있다. 이들의 비중을 줄이고 IT와 건설주 투자 확대를 주문하고 싶다. 반도체 가격동향이 좋지 않지만 하반기에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종우 <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