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낙오자 신세였던 현대차, 글로벌 신흥강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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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새 '초고속 성장 비결' 집중 조명
품질ㆍ스피드 경영 '결실'
10년-10만 마일 파격 보증…신형 아반떼 1년 앞서 출시
'쾌속 질주' 이어가려면
생산 줄면 '가격우위' 힘들어…급속성장, '품질 리스크' 우려
품질ㆍ스피드 경영 '결실'
10년-10만 마일 파격 보증…신형 아반떼 1년 앞서 출시
'쾌속 질주' 이어가려면
생산 줄면 '가격우위' 힘들어…급속성장, '품질 리스크' 우려
"차만 있으면 얼마든지 팔 수 있다. "
미국 플로리다주 뉴포트리치에서 현대자동차 딜러를 하는 스콧 핑크 사장은 5월 중 610대의 현대차를 팔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기간 맞은편 도요타 딜러는 고작 170대의 차를 파는 데 그쳤다. 전 세계 차업계가 쾌속질주하는 현대차를 주시하고 있다
3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낙오자(also-ran) 신세였던 현대차,글로벌 신흥강자로'라는 제목의 1면과 별도면 기획기사를 통해 현대차의 성장비결과 앞으로의 과제를 집중 조명했다.
글로벌 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부상은 수치로 그대로 드러난다. 현대 · 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차 시장점유율은 7.7%로 2001년(3.3%) 대비 4.4%포인트 높아졌다. 세계 시장에서는 총 570만대를 판매해 GM,폭스바겐,도요타,닛산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말 현대차는 기아차와 합해도 시장점유율이 세계 13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현대 · 기아차는 도요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새 현대 ·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은 2배로 증가했다.
현대차가 10년 새 비약적인 성장을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격 대비 품질과 성능이 탁월하고 경쟁사들이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측면 에어백 등 경쟁 모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사양 등을 장착하고 경쟁사들이 미국에서 3년-3만6000마일의 보증기간을 제시할 때 현대차는 파격적인 10년-10만마일을 약속했다. 도요타를 따라잡기 위한 품질 경영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스피드 경영도 현대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올해 초 미국 판매에 들어간 신형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는 업계 예상보다 1년 정도 이른 시점에 출시됐다. 경쟁 모델인 도요타의 코롤라나 혼다의 신형 시빅보다 값은 더 싸면서도 연비효율은 높아 전년 대비 2배가량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위기와 맞물린 경기침체기에서 미국에서 현대차를 산 지 1년 이내에 실직을 하면 차를 되사주는 '바이백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현대차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쾌속 질주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수년 내 생산능력이 한계에 달해 성장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도요타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급속한 성장은 품질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WSJ는 현대차가 추종자에서 혁신적 선도 기업으로 변신해야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시장을 점검한 뒤 1일 귀국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 시장이)괜찮다.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미국 공장 증설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됐다"며 당분간 추가 증설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