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56)을 전격 경질했다. 또 부품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사업총괄을 신설,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59)을 총괄책임자로 임명했다.

삼성은 1일 전자 · 정밀화학 2개 계열사 사장들을 전보 · 교체하고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매년 12월 정기 인사를 해온 삼성이 계열사 사장을 중도에 바꾼 것은 처음이다. 이건희 회장의 조직 · 인적 쇄신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먼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과 시스템LSI사업,LCD사업 부문을 하나로 합친 DS사업총괄을 신설했다. 권 사장이 DS사업총괄과 LCD사업부장을 겸임한다. 권 사장을 도와 부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DS사업총괄 내에 경영지원실을 설치,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55)을 앉혔다. 장 사장은 CEO 보좌역으로 물러났다. 그룹 관계자는 "(장 사장의 경우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문책 인사"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 사장에는 그룹 인사팀장을 지낸 성인희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54)을 임명했다.

삼성은 이날 인사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당분간 추가 사장단 인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적이 부진하면 언제든 사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경고성 메시지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