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면 하품부터 하는 초등학생과 만화라면 질색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훔친 책.2001년 아동출판사 예림당에서 출간한 '와이(Why? · 사진)'다. 와이는 지난달 누적판매량 4000만권을 돌파한 어린이 학습만화 시리즈다. 출간 초기 대형마트에 입점했지만 판매가 부진해 매대에서 퇴출될 위기까지 놓였던 이 책이 '텐밀리언셀러'로 회생할 수 있었던 데는 TV 홈쇼핑 마케팅 전략이 한몫했다.

CJ오쇼핑은 2004년 4월 '와이 과학 12권 세트'를 선보이면서 와이를 단순한 만화로 여기는 학부모들의 선입견을 깼다. '만화'가 아닌 '학습도서'로 어필한 것.권선혜 CJ오쇼핑 문화사업팀 상품기획자(MD)는 "국어 영어 수학은 선행학습을 하는 반면 과학은 사전 학습 경험이 없어 고민하는 아이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과학 학습 전문 교재라는 특징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와이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분석,교과 내용과 연계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과학 강사 장하나 씨,사회탐구 강사 반주원 씨를 홈쇼핑 방송 게스트로 초대해 와이를 통해 아이와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CJ오쇼핑 방송제작팀에서는 '와이 보고~ 교과서 보고~'라는 구절이 반복되는 와이 로고송도 제작해 방송에 활용했다.

이 결과 최고 가격 63만8200원(과학 · 역사 78권 세트)인 고가 상품에도 학부모들은 지갑을 열었다. CJ오쇼핑에서 와이를 내놓은 이래 TV 홈쇼핑에서만 2000만권 이상 판매,누적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인 1200억원을 올렸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