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일 DS(디바이스솔루션)총괄을 복원하고 반도체사업부장이던 권오현 사장이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를 지휘하는 구조로 조직을 재편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대표이사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올초 사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중심으로 한 1총괄 9사업부 체제로 바뀌게 됐다.

삼성전자는 그간 위기가 닥칠 때마다 사업구조를 빠르게 바꾸는 특유의 경영방식을 구사해왔다. '삼성특검' 후유증을 겪고 있던 2009년 초엔 조직 구조를 부품(DS총괄)과 완제품(DMC총괄)으로 양분했다.

삼성전자란 이름 아래 두 개의 회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총괄은 독립적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1년 뒤,삼성전자는 총괄 체제를 버리고 다시 사업부 중심의 경쟁 체제로 조직을 돌려놨다. 삼성전자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매출 154조6000억원,영업이익 17조2000억원이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부품사업을 DS총괄로 묶은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와 LCD사업부가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 기여한 비중은 37.1%였다. 전체 영업이익에선 69.9%의 돈을 벌어들이는 효자 역할을 했다.

부품사업이 목표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삼성전자의 성장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조직 개편에 담겨 있는 셈이다. 권 사장은 이날 "LCD 사업이 어렵다고 들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없어지지 않는다.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 직속 조직으로 김종중 사장이 이끄는 경영지원실을 세운 것도 같은 이유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삼성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의 58.5%를 거둬들인 반도체사업부와 올 들어 적자에 빠져 있는 LCD사업부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을 맡는 메모리담당(전동수 사장)을 메모리사업부로 격상시키고 시스템LSI 담당(우남성 사장) 역시 시스템LSI사업부로 키웠다.

완제품 분야에선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의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다. 카메라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신 사장이 관리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엔 한명섭 전무를 발탁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