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어느 날 미국 워싱턴의 한 사무실.대통령 후보 출마를 결심한 버락 오바마에게 부인 미셸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대통령이 돼 정확히 뭘 이루고 싶은 거죠?"

오바마는 "내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순간 한번도 대통령이 될 생각을 못했던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거예요. 세상이 바뀌는 날이죠"라고 답했다. 2년 후 그 꿈은 현실이 됐고 오바마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됐다.

기업의 세계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인물들이 더 많다. 1일 CNBC와 비즈니스인사이드 등에 따르면 대기업 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은 야구장 음료수 판매원,접시닦이,하역 노동자,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아버지는 트럭운전사였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을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13세에 처음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뉴욕양키스 경기장에서 25센트짜리 음료수를 파는 게 그의 직업이었다.

딜로이트의 CEO 배리 솔츠버그는 어린 시절에 대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일을 했지만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차도 없었고 휴가를 떠났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어머니를 도와 뉴욕교육위원회에서 월급을 나눠주는 것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코스트코 CEO인 제임스 시네갈은 첫 직장도 유통업체였다. 1954년 대학생 때 할인점 '페드마트'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매트리스 하역 작업이 그의 첫 직업이다. 그의 성실함에 상사들이 승진을 시켜주겠다고 하자 그는 대학도 그만두고 유통업에 뛰어든다. 그리고 1983년 코스트코를 창업한다.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이 12세 때 중국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 것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유명한 얘기다. 13세 때는 멕시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16세 때 휴스턴에서 한 작은 신문사 영업사원이 된 것을 첫 정식 직업이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CBS 파라마운트 MTV 등을 소유한 세계적 미디어그룹 비아콤 대주주이자 회장인 섬너 레드스톤의 첫 직업은 정보원이었다. 그는 2차 대전 중 국가정보국에서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첫 직장에서 CEO의 꿈을 이룬 사람도 있다. 맥도날드의 짐 스키너는 1971년 '햄버거대학'으로 불리는 직업훈련생으로 시작해 CEO 자리에 올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