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가(家) 형제들의 신사업 진출 경쟁이 뜨겁다. 고(故) 김수근 창업 회장의 장남인 김영대 대성 회장이 유통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자 3남인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신재생에너지와 이동통신사업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성가는 1960년대 삼천리,동원과 함께 국내 3대 연탄업체였던 대성연탄이 모체이며,고 김 회장 사후 대성산업을 주축으로 한 대성,차남인 김영민 회장의 서울도시가스,대구도시가스(현 대성에너지)가 주축인 대성그룹 등으로 나눠졌다. 계열분리 과정에서 형제들 간에 다툼이 벌어진 데 이어 사명을 두고 법정싸움까지 벌인 터라 양측의 잇따른 신사업 진출이 한층 관심을 끌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이 이끄는 대성그룹은 1일 지주회사인 대성홀딩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통신재판매사업자(MVNO) 자격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MVNO는 이동통신사로부터 회선을 반값에 빌려 저렴하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대성그룹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준공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대성그룹이 국내 스카이프 사업권 획득에 이어 통신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 MVNO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1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성그룹은 몽골 등 중앙아시아에선 풍력과 태양광을 결합한 솔라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대구에선 매립가스 자원화(LFG)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태양열 발전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며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기존 주력사업인 도시가스만큼 키우겠다고 밝혔다.

큰형인 김영대 회장의 대성은 서울 신도림의 옛 연탄공장 터에 짓고 있는 디큐브시티를 발판으로 사업 영역을 에너지를 넘어 유통 및 부동산 개발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9일 창립 64주년 기념사에서 올해를 유통 · 서비스 진출 원년으로 선언하고 사운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내달 22일 개장을 앞두고 1일 유통부문을 별도 사업부로 확대,개편하는 등 조직도 재정비했다.

최근 이 회사 차도윤 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디큐브시티는 대성의 미래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대성을 유통 ·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대구에 있는 60여개의 직영 주유소 · 충전소 부지 및 경기 용인과 경북 문경의 부동산을 활용,쇼핑몰과 리조트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