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늘어난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가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반기 결산을 맞은 외국계 자금의 '윈도드레싱'일 수도 있지만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본 장기자금의 유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국인은 1일 현물시장에서 165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선물시장에서는 3190계약 순매수로 나흘 연속이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 수급이 개선되며 증시에 탄력을 더했다. 지난달 말 부쩍 늘어난 외국인의 비차익 순매수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선물과 현물(주식) 간 가격 불균형을 이용해 동시에 매매하는 차익 거래와 달리 비차익 거래는 선물과 관계없이 현물꾸러미(패키지)만 일시에 주문하는 방식이다. 비차익 매매는 시황관을 반영할 때가 많아 외국인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판단해볼 수 있는 잣대로 활용된다.

외국인의 비차익 순매수는 지난달 29일 3294억원으로 부쩍 늘었고 이날도 1018억원이 유입됐다. 지난달 29~30일 유입된 외국인의 순매수 물량 중 86%가 비차익을 통해 이뤄졌다. 상반기를 마감하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윈도드레싱'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막판 매수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과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7월 초입인 이날 역시 비차익 매매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윈도드레싱만은 아니란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관련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비차익 순매수 주체는 외국계 장기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매수가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때 많이 몰렸는데,이 역시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장기자금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