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로 불안한 정세가 조성됐지만 우리가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1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5기 출범회의에 참석,축사를 통해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이라는 비극을 청산해야 하고 반목하고 비방하고 도발하는 역사를 종식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진정성과 책임성을 갖고,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일으킨 북한에 대해 사과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이날 축사에선 진정성과 책임성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고 사과도 거론하지 않았다. 천안함 연평도 사과를 남북대화의 전제로 내세우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착 상태에 있는 남북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경제적으로 번영하고,이를 기반으로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며 "통일의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며 남북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그 시간은 당겨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일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21세기 화합과 번영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통일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열매는 그 과정에서 지불할 어떤 대가보다도 크고 값지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