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게 쉽지 않아요. 봉급 인상이나 인센티브 제공 같은 금전적 보상도 한계가 있고 자기계발비 지원도 프로그램화되는 순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지요. "

필자의 스트레스 클리닉을 찾은 한 경영자의 고민이다. '프로그램화되면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성격은 좋은 듯하나 이상하게 짜증나는 상사'가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직에 헌신적이고 부하를 위해 근사한 장소에서의 회식 등 이벤트도 자주 열고 애정이 담긴 얘기도 건네는데 감동이 없는 상사다. 대체로 자신에 대해 '부하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많고 관대하며 격 없이 지낸다'는 후한 평가를 내리지만 주변에선 반대로 '권위적''기계적'이라고 말한다.

며칠 전 친분이 있는 엔지니어링 회사 대표와 식사를 했다. 그는 회사가 있는 분당의 탄천에서 팀별로 산책하고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이 행사를 3개월에 걸쳐 20차례 진행했다. 형식보다 중요한 게 내용."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라고 물어보니 주로 개인적인 얘기고 회사일에 대해서도 구체적 업무나 실적보다는 고충 등 솔직한 느낌을 교환한다고 했다.

동기부여의 기본 에너지는 공감이다. 누군가 나를 공감해준다 느낄 때 사람은 움직이려 한다. 공감은 복잡한 이성적 설득이나 철학적 사상의 공유보다는 단순한 정서적 교류에서 강하게 형성된다. 슬플 때 걱정하는 표정을 지어주고 기쁠 때 같이 웃어주면 된다. 그럴 듯한 형식보다 내용의 진실성이 중요한 것이다. 세련된 말로 애정을 담은 듯하나 내용 자체가 업무중심적(task-oriented)인 상사에게 저항이 생기는 게 인간의 정서다. 투박해보여도 인간중심적(human-oriented)인 상사에게 마음이 이끌리게 마련이다.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한 상사는 업무중심적일 수밖에 없어 부하들이 권위적이라고 느끼게 되고,단기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으나 조직을 정서적으로 지치게 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효율적인 동기부여 스킬은 없다. 진심으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1년 이상 시간을 투자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어 진지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윤대현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