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일 대한민국 지방행정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도시의 자율통합을 이룬 창원시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지난 1년간 창원시정이 시민들로부터 성공적으로 연착륙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추진중인 201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체제개편에도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민들은 통합 창원시 출범 1년의 성적표를 긍정적으로 내놓았다.창원시가 통합 1주년에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뢰,실시한 시정평가에 대한 시민여론조사 결과, 51.8%가 잘하고 있는 것으로(부정 22.6%, 잘모름 25.5%)응답했다.박완수 창원시장의 시정운영 평가에서는 64.9%가 잘하고 있는 것으로(부정 15.2%,잘모름 20.0%),통합창원시의 발전가능성에 대해서는 88.7%가 긍정적인 평가(부정 6.3%,잘모름 5.1%)를 내려 통합창원시의 미래를 매우 밝게 전망했다.

통합창원시 출범 1주년을 맞아 박 시장의 지난 1년 간의 노력과 고뇌,계획을 들어봤다.

=평소 현장 행정을 늘 강조하고 있는데.
“통합 이후 ‘마산과 진해를 창원시와 똑 같이 만들어 달라’‘우리지역부터 문화시설을 지어 달라’는 등 시민들의 기대도 많았습니다.해결과제가 많았죠.이를 때마다 느낀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입니다.현장을 봐야 무엇이 문제인지,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출근 시간에 석전 지하차도 공사현장을 둘러보고,재해위험 지역에도 가보고,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에도 직접 다녔죠.덕택에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시행기간을 단축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어요.현안사업 보고도 집무실에서 받지 않고 사업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눈앞의 이익보다 먼 훗날 후손을 생각하며 창원의 미래를 설계했습니다.”

=어떤 공무원상을 바라고 있는지요.
“정책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관점이 아니라 공무원의 생각으로 정책을 입안했기 때문입니다.직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합니다.창원시의 존재 가치는 시민에게 있고 시정의 최종 목표는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민선 4기 목표는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로 정했죠.통합이후 균형발전시민협의회를 구성해 시정의 주요정책을 논의하고 지역발전추진위원회와 시책추진위원회를 통해 시책사업들을 토의했습니다.매주 하루 는 시민 만남의 날로 정해 마산,진해를 방문,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시정에 반영합니다.대학생 학부모 근로자 등을 찾아가는 시정 경연회의도 열고요.세종대왕의 “관리가 편하면 백성이 힘들고,백성이 편하면 관리가 힘들다”는 말을 늘 새기고 있습니다.‘시민이 시정의 주인이다’는 생각을 공무원들에게도 심어주고 있습니다.

=통합 후 마산과 진해는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습니까.
“시민과 직접 만나는 읍면동 순방도 마산·진해지역을 우선하여 방문했습니다.3개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행사 참석에도 마산·진해지역을 우선했죠.재원배분에도 이들 지역을 우선 배려해 오히려 창원 시민들로부터 역차별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통합 이전 창원,마산,진해는 도시 인프라와 시민생활에 직결된 제도도 서로 달라 문제해결이 급선무였습니다.대표적인 것이 쓰레기 처리방법,시내버스 운영체계,상하수도 요금,장수수당,출산장려금,주민세,화장장 사용료 등이죠.특정지역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한다는 기본원칙 하에 제도를 정비,주민수혜는 최고로 주민부담은 최소화했습니다.창원시민만 누리고 있던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도 마산 진해로 확대하기도 했죠.”

=현안사업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습니까.
“통합 직후 3개시가 추진해오던 대형 현안사업들을 점검했습니다.과다한 재정부담,중복투자,사업여건 변화 등으로 통합 창원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거나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는 사업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하지만 대부분의 현안사업이 창원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중앙부처,민간업체 등과 연관돼있었죠.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정부기관과의 이견과 집단 갈등에 막혀 있는 사업들에 대해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고 적극적인 조율과 중재를 통해 현안사업을 풀어나갔습니다.골치거리였던 마산시의 해양신도시 개발사업과 진해시의 시운학부 부지 개발사업 등의 묵은 숙제를 해결했습니다.”

=앞으로 창원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켜나갈 생각인지요.
“통합 창원시의 지난 1년은 제도적 기반 마련,시민일체감 조성,새로운 시정설계 등 도약을 위한 준비기였습니다. 이제 창원은 역사에 길이 빛나는 창조적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한 실행기를 맞이했습니다.창원발전을 위해 균형발전 3대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정했습니다.창원을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육성,마산은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옛 영광을 재현,진해는 동북아 해양레저중심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시행령 제정과 소방사무 위임 등 후속조치를 조속 이행하고,도시철도 등 광역 인프라 조기 확충과 프로야구단 창단,통합 상징사업 등을 준비중입니다.미래 먹거리인 산업기반 고도화와 연구개발(R&D)기능 강화를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세계 속의 명품도시’ 구현을 위해 오는 10월에는 UN사막화방지협약 총회와 생태교통창원총회·세계자전거축전을 연이어 열 예정입니다.동아시아 해양회의 등 대규모 국제행사도 준비중입니다.”

=개인적인 꿈은 무엇인지요
“지역의 살림을 잘사는 시장으로 남고 싶습니다.초대 통합 창원시장이 되고 지난 1년동안 시장의 본분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었습니다.시장의 본분은 오로지 통합 창원시를 발전과 함께 시민에게 봉사하고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묵묵하게 말없이 노를 젓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배가 한발이라도 나아가게 만드는 말없이 노를 젓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앞으로 창원시가 골고루 잘사는 세계속의 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시민의 뜻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현장’과 ‘소통’행정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