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대형 은행들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대출금에 대해 자발적으로 빚을 경감해 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이자를 연체하거나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수만건의 주택담보 대출 등에 대해 고객이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삭감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두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 부실 은행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옵션 ARM(변동금리모기지)을 떠안은 상황이다.옵션 ARM은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차입자의 여건에 따라 월이자만 내거나 최소 이자만 내도록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하지만 월이자나 최소이자만 낼 경우,원금에 이자가 가산돼 원금 규모가 커지도록 설계됐다.이에 따라 차입자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져서 연체율이 올라가게 됐고,이를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결국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옵션 ARM 고객의 빚을 은행이 앞장서서 경감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JP모건체이스는 2008년 워싱턴뮤추얼을 사들였을 때 500억달러 상당의 옵션 ARM 대출을 물려 받았다.지난 가을 연체된 80억달러 규모의 옵션 ARM 2만2000건을 정리했지만 아직도 330억달러의 상환이 불투명한 대출금을 떠 안고 있는 실정이다.BOA 역시 2008년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을 매입하면서 55만건의 옵션 ARM 대출을 떠 안았고 그동안 20만건의 옵션 ARM을 보다 안정적인 모기지로 대체해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