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120선을 회복하며 하반기 첫 날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남은 하반기에도 첫 날과 같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4일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20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증권업계에선 코스피지수 하반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증시 발목을 잡고 있던 그리스 사태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 올 하반기 코스피 어디까지?…전망치 상단 평균은 2409

[하반기 증시]<上> 4분기 연고점 찍는다…코스피 상단 2400 압도적
코스피지수는 지난 5월 초 2228.96으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작년 말 대비 채 50포인트도 상승하지 못하고 상반기를 마무리지었다. 특히 5∼6월 두 달간 코스피지수는 미국 2차 양적완화(QE2) 종료와 미 경기 회복 둔화 우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악재 등 대외변수가 반영되면서 3.74% 밀렸다.

증권업계에선 하반기엔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을 시도해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20개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 상단의 평균치는 2409.5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말(2100.69) 대비 약 15%(14.7%)의 상승 여력이 있는 수치다.

20개 증권사 중 최고 목표치(2720)를 제시한 하나대투증권의 김지환 리서치센터장은 "양호한 세계 유동성 환경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펀더멘털(기초여건) 모멘텀이 개선되면서 주식시장의 견조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지수 하단 평균치는 1975로 나타나 2000선 하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B·NH 등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지수 하단을 1900까지 추정했다. 김철범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하락할 수 있겠지만 3분기를 고점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돼 증시가 4분기부터 반등, 최고 2230까지 오를 것"이라며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 변동성 큰 코스피, 하반기 고점은 언제?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고점이 3분기보다는 4분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뒀다. 남아있는 불확실성 요인을 고려하면 3분기 조정을 거친 후 4분기에 최고점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점 시기에 대해 응답한 18개 증권사 가운데 14곳이 4분기 중 코스피지수 고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한 곳은 4곳에 불과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까지는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기간 조정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지수는 8월 이후 상승 반전해 뒤로 갈수록 온기가 확산, 12월에 최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긴축 완화, 미국 고용회복 등 거시경제 모멘텀 부활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기 모멘텀이 코스피지수의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경기 모멘텀이 하반기 우상향 흐름을 보일 전망인데 코스피지수는 이를 따라가 고점이 4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코스피 향방엔 누구 입김이 가장 셀까?

올 하반기 한국 증시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선 G2(미국·중국)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최대 5개까지 복수응답을 허용한 결과, 전문가들이 응답한 25개 답변 중 15개가 미국 경기 및 정책 문제가 다른 국가발(發) 변수들보다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데 집중됐다. 그 다음은 중국 긴축(7표), 유로존 재정위기(4표) 순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그리스 구제금융 5차분 집행 합의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전망이고, 이에 미국과 중국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로 종료된 미국 QE2 이후 미국 경기흐름이 유동성과 세계 경기의 전반적인 여건을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의 경기둔화 우려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지 미국의 경기둔화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엔 중국의 정부 정책, 소득 증가, 도시지역 소비 고급화, 농촌지역 소비 도시화 등으로 인해 내수 모멘텀이 확장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란 진단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3분기에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가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고, 중국 긴축 역시 3분기 해소되면서 소재·산업재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연관돼 있어 그 해결 양상이 주가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설문참여 증권사>=대신 대우 동부 동양 미래 삼성 신한금융투자 우리 유진 토러스 하나대투 하이 한국 한화 현대 IBK KB LIG NH SK증권.(이상 20곳)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