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은 노후에 대비해 일정 기간 매년 일정 금액을 보험료로 낸 뒤 은퇴 시점에 매년 일정한 노후생활 자금을 받는 보험상품이다. 최근 평균수명이 급격히 늘면서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후의 일정한 현금 수입은 생활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불확실성을 없애준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 투자형 상품은 자칫 돈이 묶이거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어 노후생활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연금보험이 노후생활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연금보험은 세제 혜택 여부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세제적격 연금보험(연금저축)과 소득공제 혜택이 없지만 연금소득세가 없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일반 연금보험) 두 가지로 나뉜다. 또 일반 연금상품 중 적립금을 쌓는 방법에 따라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공시이율로 적립금을 쌓는 일반 연금보험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수익으로 적립금을 쌓는 변액연금이 있다.

◆혜택 다양한 일반 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생명보험사의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첫째 연금보험은 사망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평균수명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평생토록 연금을 수령한다는 점은 다른 금융상품에는 없는 상당한 매력이다. 연금보험은 10년 혹은 20년 등 기간을 정해 놓고 연금을 받는 확정형과 이자만 연금으로 받고 원금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상속형으로 나뉜다. 확정형 50%+종신형 50% 등 두 가지 이상의 연금 수령 방법을 조합할 수도 있다.

둘째 연금보험은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연금 수령 시점에 연금소득 및 종합소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연금저축보험보다는 일반연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또 연금으로 타지 않고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연금 수령 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연금저축은 만 55세 이상이 돼야 연금 수령이 가능하고 연금 수령 기간도 최소 5년 이상이지만 일반 연금보험은 45세 이상이면 아무런 제약 없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또 일반 연금보험은 연령이 15세 이상이면 별다른 제약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금보험은 종신형이나 확정형으로 연금을 수령할 경우 세법상의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공시이율형 일반연금 vs 변액연금

연금보험에는 공시이율로 적립금을 쌓는 일반연금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변액연금이 있다. 공시이율형 일반연금의 경우 시중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공시이율로 적립되는 상품으로,아무리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 보증이율이 적용돼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준비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과 국고채 · 회사채 · 양도성 예금증서(CD) 수익률 등 시장금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금리를 말한다. 보험사는 매달 1일 공시이율을 정한다.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미래에 받는 보험금이 많아진다.

하지만 공시이율형 일반연금은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실질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게 단점이다. 이런 인플레이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상품이 바로 변액연금보험이다.

변액연금은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저축과 투자,연금 기능을 결합한 장기 재테크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운용실적이 좋으면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아무리 투자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원금을 100% 보장해준다.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 여러 펀드가 있어 금융환경에 따라 탄력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변액연금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거나 일시적으로 투자 손실이 있어도 만회 가능한 시간이 있는 젊은 연령층의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각 보험사가 내놓은 변액연금 상품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1세대 변액연금이 연금 개시 시점에서 투자 손실을 입더라도 납입 보험료를 보장해주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었다면 2세대 변액연금은 단계별로 수익을 보장해주는 '스텝업(Step-up)' 기능을 갖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최근 등장한 3세대 변액연금은 연금 개시 이후에도 주식이나 채권에 계속 투자해 연금액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노후 준비 부족한 은퇴자는 '즉시연금'

퇴직했지만 특별히 노후자금을 모으지 않았고 퇴직금을 가지고 창업을 하자니 경험 부족과 위험 부담이 크다. 또 노력 대비 고정적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것도 걱정스럽다. 예금을 한다 해도 낮은 이자로는 생활비도 감당하기 힘들다. 노후 대비 1순위로 꼽혔던 부동산 임대업은 최근 공실률 상승,부동산 경기 침체,세금 부담에 따라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다.

이처럼 목돈을 가지고 있지만 은퇴 후를 특별히 준비하지 않은 퇴직자라면 가입 직후부터 안정적으로 고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보험사의 즉시연금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즉시연금보험은 목돈을 한꺼번에 보험료로 낸 뒤 그 다음달부터 일정액을 매달 연금으로 받는 상품이다. 시중 실세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로 운용되며 아무리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 보증이율을 적용한다. 즉시연금은 크게 종신형과 상속형으로 나뉜다.

종신형 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을 지급받는 형태다. 만약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보증기간 만료 때까지 미지급 연금을 가족들이 받을 수 있다.

상속형 연금은 적립금의 이자를 연금으로 받다가 사망 후에 가족에게 만기 보험금을 상속하는 상품이다. 기간이 끝날 때까지 생존하면 원금을 만기 보험금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다.

김호수 교보생명 부산 노블리에센터 웰스매니저 lakegold@kyo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