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3월 국내 제약 · 의료기기 · 화장품 분야 우수 기업들의 북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보건의료기술(HT) 산업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빨라 의료비 지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만 해도 의료보험 개혁으로 지난해 12월 3200만명의 무보험자가 추가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 정부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가 2015년에 세계 10대 HT 강국,2020년 글로벌 톱7의 HT 강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협소한 HT 내수시장(세계시장의 1.3%)에서 탈피,대미국 HT 수출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1%에서 2015년에는 3.4%로,2020년에는 1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국제 수준의 연구 · 개발(R&D),해외 품목 인허가,현지 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미국 HT 시장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이 세계에서 의료 관련 상품의 진입장벽이 가장 높지만 국제규제기준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얻으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는 다른 절차 없이 해당 HT 상품을 시판할 수 있다.

한국의 HT 산업 경쟁력은 우수 인재의 의대 진학,국제기준의 임상연구 환경,뛰어난 BT(생명공학)-IT(정보기술)-NT(나노기술) 간의 융복합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13개 병원이 임상연구 환경에 대한 국제인증을 획득해 이미 아시아의 핵심 임상연구 지역으로 부상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다양한 형태로 다국적 제약사들과 제휴해 1983년 이후 현재까지 10건 이상의 조인트벤처가 설립됐다. 또 한국은 IT,기계,소재,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디지털 의료기기 및 헬스가전 분야를 선도할 역량이 충분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3일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의료기기업체의 11개 제품이 FDA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콜럼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국의 머크사와 프로디아시스템이 총 3800억원을 국내 HT보건의료 산업에 투자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