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치열 교정만으로 갸름한 V라인 턱선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 등장했다.

채화성 서울 덴티스타스마일치과 원장(사진 아래)은 치아의 좌우 · 전후 이동은 물론 상하 이동까지 가능한 '수직적 안면 나노교정' 테크닉을 통해 성형수술이나 보톡스 시술 없이도 턱 모양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원한 이 치과는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에 50여명의 환자가 교정을 받으러 찾아온다.

수직적 나노 교정은 탄성이 있는 강선이나 특수고무줄로 길이가 짧은 치아를 아래로 당기거나 위로 끌어올려 길어보이게 하는 게 핵심이다. 이 방법을 이용한 V라인 만들기에는 간단하지만 숨겨진 비밀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얼굴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짝짝이' 얼굴을 갖고 있다. 한쪽 얼굴이 길고 좁은 형태라면 다른 편 얼굴은 상대적으로 짧고 넓다. 따라서 짧고 넓은 쪽 얼굴의 치아 길이를 수직으로 늘려주면 V라인에 가까워진다는 게 채 원장의 설명이다.

기존 치아 교정이 촘촘히 박힌 치아 중 한두 개를 뽑고 빈 공간으로 치아를 앞뒤 또는 전후로 이동시키는 '수평적' 치열 교정에 불과하다면 '수직적' 교정은 치아의 상하 길이를 조정함으로써 다양한 성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직적 교정은 V라인 만들기 외에도 잇몸이 과도하게 치아를 덮는 경우나 윗니가 앞으로 튀어나온 돌출입을 교정할 수 있다.

채 원장은 "잇몸이 크면 치아가 짧아져 나이들어 보이게 된다"며 "그동안 과다 잇몸 노출은 주로 잇몸제거수술로 치료해와 일상생활에 불편이 많았지만 수직적 교정을 이용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돌출입의 경우도 앞니 뒷면에 미니 스크루를 붙여 후방으로 끌어당기면서 동시에 수직적 교정을 병행하면 교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수직적 교정은 빽빽히 박힌 치아가 분산될 수 있도록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모든 치아를 2㎜,20도 각도 이내로 정렬시키는 데서 시작한다. 2차로 환자가 원하는 대로 기구를 이용한 순측교정(교정기구가 치아 앞에 배치) 또는 설측교정(교정기구가 치아 뒷면 또는 입속에 배치),인비절라인(향후 진행될 치열의 변화를 예측해 미리 맞춘 여러개의 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틀니 형태 교정기구) 착용 등으로 치아를 점진적이고 미세하게 전후 좌우 상하로 움직이게 한다.

이 치과에서는 순측교정과 설측교정의 비율이 약 7 대 3으로 순측교정이 치료효과가 다소 우수하고 기간도 단축된다는 평가다.

채 원장은 "대다수 치과들이 시술이 편하고 치료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촘촘한 치열 중에서 불필요한 자연니를 한두 개 제거하고 앞뒤 좌우로만 이동시키는 수평적인 교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치열의 좌우 폭과 전후 폭을 각각 4~5㎜,2~3㎜씩 늘려 '숨겨진 공간'을 확보하면 자연니를 빼지 않아도 얼마든지 교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치과들이 한 가지의 재료만으로 '대량 일괄화'된 교정을 하고 있지만 우리 치과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장력을 갖춘 맞춤재료로 환자의 치아 특성에 맞게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교정을 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1년간 치료받은 환자 중 30명을 무작위 추출해 X레이 사진으로 치료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래턱이 후하방으로 이동하는 각도의 변화가 평균 3도에 달했다"며 "이 정도면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안면윤곽 교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형외과에서 턱을 깎아내는 V라인 성형술은 효과가 확연하지만 전신마취 등의 위험성이 높고,보톡스 시술은 수차례 반복해서 받아야 하는 데다 장기적으로 피부 탄력 저하와 근육 처짐 등 부작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수직적 교정이 비교우위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수직적 교정은 환자의 턱 및 치아구조에 대한 정확한 진단,정교한 치아 이동을 위한 치과의사의 세심한 테크닉이 요구된다. 채 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졸업,미국 UCLA에서 치아교정 과정을 마치고 교정 전문의까지 획득한 국내 유일의 치과의사다. 치료비용은 서울 강남 일대 치과의 평균 수준인 600만원을 받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