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가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가격 약세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4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40조1575억원, 영업이익은 약 30% 감소한 3조683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추정한 2분기 전망 매출액 40조6500억원, 영업이익 4조~4조5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 부진한 실적 전망의 이유가 됐다. 또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수요 둔화로 기존 예상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 2조원대 초중반보다 적은 1조95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은 세트 업체들의 재고 축적 완료와 IT 수요 부진으로 D램, NAND 비트 성장률이 가이던스를 소폭 하회하는 한편 가격은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전분기에 이어 2000억~25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나타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LCD 패널 가격이 약세를 이어갔고 구리 공정 전환 과정에서 수율 개선 속도가 미흡해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LCD와 반도체 부문을 통합해 DS(Device Solutions) 사업총괄을 신설하고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던 권오현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휴대폰(통신) 부문 만은 다른 사업 부문들의 부진 속에서도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예상치인 1700대를 웃도는 1900만대를 기록, 상반기 총 3200만대 가량을 출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2분기 휴대폰 부문 매출액을 11조~12조3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디지털 가전부문 매출은 13조6000억~14조5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2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강세로 통신부문의 실적이 예상을 넘어섰다"며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도 기존 전망치 6000만대에서 7200만~7400만대까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2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분기 11%에서 크게 증가한 19%로 추정된다"며 "노키아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부진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에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주가의 상승추세 전환을 예상할 수 있는 방향성과 정황적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3분기에는 반도체부문과 통신부문의 실적이 안정적인 성장흐름을 시현하는 가운데 LCD 사업부의 적자축소 등으로 디스플레이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IT 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이 주가가 상승 추세로 전환할 수 있는 정황적 증거"라고 덧붙였다.

진 연구원도 "하반기 IT 수요 불확실성에도 3분기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마트폰의 시장경쟁력 강화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2011회계년도 실적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배율(PER) 9.4배로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