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인터넷전화란 전화선(PSTN)을 사용하는 일반전화와 달리 인터넷으로 음성신호를 송수신해 통화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요금이 일반전화의 절반밖에 안 돼 가정고객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1009만명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이른바 '전화선'을 이용하는 일반전화 가입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전체 유선전화(일반전화+인터넷전화) 가입자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1.4%에 그쳤으나 작년 말엔 32.2%까지 치솟았다.

◆혜택은 많고 불편은 줄어들고…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급증한 것은 일반전화에 비해 요금이 월등히 저렴하면서도 통화품질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전화에 비해 시외전화는 85%,국제전화는 최대 95% 저렴하다. 휴대폰으로 걸 때 부과되는 요금도 20%쯤 싸며 같은 통신사 가입자(SK와 LG는 070 가입자)끼리는 공짜로 통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전화로 서울~부산 간 3분 시외통화를 할 경우엔 250원(SK브로드밴드) 내지 261원(KT)을 내는 반면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면 38원(LG · SK) 내지 39원(KT)만 내면 된다. 서울에서 뉴욕으로 국제전화를 걸 경우 일반전화는 1분에 276원(SK) 내지 282원(KT)을 내지만 인터넷전화는 1분에 50원만 내면 된다.

일반전화를 인터넷전화로 바꾼다고 번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2008년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제를 도입해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전화로 변경할 때 드는 비용도 가입비 1만원이 전부다. 일반전화 장기고객은 예치금(설비비 10만~24만원)을 돌려받기 때문에 '공돈'이 생긴다.

◆결합상품 활용하면 더 유리

인터넷전화는 초창기엔 활성화되지 못했다. 통화품질이 많이 떨어진 데다 번호 앞에 식별번호 070을 붙이게 돼 있어 수신자가 스팸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성제를 도입해 070을 뗀 후에야 가입자 증가세가 빨라졌다. 2006년 말 33만명에서 2008년 말 248만명,2010년 말 914만명으로 늘어났다.

인터넷전화 시장은 유선통신 3사가 주도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KT 가입자가 306만명(30.4%)으로 가장 많고,LG유플러스는 300만명(29.7%),SK브로드밴드는 166만명(16.5%)이다. 유선통신 3사가 772만명,77%를 차지한다. 그 다음은 전문업체인 KCT,삼성SDS,SK텔링크,몬티스타텔레콤,온세텔레콤,CJ헬로비전,드림위즈 등의 순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를 초고속인터넷,IPTV 등과 묶어서 판매한다.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요금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 따라서 A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B사업자의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 사업자의 여러 서비스를 묶어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