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비를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린 200억원 규모로 정했습니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제작 역량과 브랜딩을 강화하려는 포석이죠.제2의 도약을 서두를 때입니다. "

최근 케이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챔프'를 개국하며 CJ E&M(온미디어 포함)과 양강 구도를 형성한 태광그룹 계열 티캐스트의 강신웅 대표(48 · 사진).그는 지난 2년간 6개 중소 방송채널(PP)을 신설하며 총 10개 PP를 확보해 18개 PP를 거느린 CJ E&M을 맹추격하고 있다. 케이블TV(SO) 부문에서는 태광그룹 계열 티브로드가 326만명의 가입자로 327만명의 CJ계열 헬로비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티캐스트의 10개 채널은 지난 5월 11.27%의 시청점유율(AGB닐슨 기준)을 기록,CJ E&M 계열 18개 채널의 21.4%를 뒤쫓고 있다.

"티캐스트는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제작비를 전년보다 많이 늘렸기 때문이죠.그런데도 올해 투자를 확대한 것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지요. 10개 채널에서 매주 20편 정도 자체 제작 프로를 방영 중인데 연간 300편 이상 제작하면 적자 규모가 1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자체 제작 드라마로는 '여자는 다 그래'와 '앙심정' 등을 선보였다. 성장 드라마 '빅히트'는 방송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 '사생결단 1%''DJ DOC의 독한 민박''톱 CEO' 등도 방송하고 있다. 이수근 탁재훈 현영 등 지상파의 정상급 연예인들을 기용한 만큼 제작비가 높아 광고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티캐스트의 콘텐츠 사업은 관계사인 티브로드의 플랫폼 사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겁니다. 플랫폼을 통해 누가 보는지 데이터를 알게 되면 콘텐츠 사업도 용이하다는 얘기죠.플랫폼과 콘텐츠는 공존과 협력의 관계죠."

CJ E&M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콘텐츠 투자는 필수적이다. CJ E&M의 채널 수는 티캐스트보다 2배 정도이지만 매출은 7배 정도 많다. "방송은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시장입니다. 2위 사업자에게 돌아오는 몫은 아주 적죠."

티캐스트의 채널은 오락분야 E채널을 비롯해 드라마(드라마큐브) 영화(스크린) 여성영화(시네프) 르포(채널 뷰) 여성(패션N) 남성(FX) 미드(폭스) 시트콤(폭스라이프) 등 다양한 장르와 시청자를 아우른다.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는 공동 출자자인 대원방송의 지분 50%를 매입해 운영권을 갖게 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수급 역량이 뛰어난 대원과의 협력 체제로 장벽이 높은 애니메이션 채널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챔프와 대원을 합작방송하게 됨으로써 채널 포트폴리오가 완성됐습니다. 그동안 어린이 전문 채널이 빠져 있었거든요. 이제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채널망을 갖추게 됐어요. 미국에서도 방송사업자들이 채널을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채널 수가 늘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 있으니까 바잉 파워도 커지거든요. "

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사업도 구상 중"이라며 "IPTV와 모바일 등 뉴미디어 시장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나 플랫폼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