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프린터 부품업체 알파켐의 해외영업팀에서 일하는 이소라 씨(24).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생산팀과 협의해 해외 바이어가 주문한 레이저프린터 핵심 부품인 OPC드럼(잉크를 종이에 입히는 코팅제)의 납기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생산관리 · 재무 · 회계 업무도 틈틈이 익혀야 한다. 포워더(운송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선적 일정을 짜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씨는 "수습사원이지만 영어실력을 인정받아 며칠 전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도 얼마 전까지 '취업 재수생' 신분이었다. 지난해부터 100여군데 대기업에 취업 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낙방했다. 그러던 중 그가 문을 두드린 곳이 한국무역협회의 취업사이트인 '잡투게더(www.jobtogether.net)'였다. 구직 등록을 하고 취업 관련 교육에도 활발히 참여한 끝에 지난 4월 알파켐에 최종 합격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적성을 살려 구직 활동을 하다 보면 취업 문은 열리게 마련"이라며 "적성에 맞는 직장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구직자들의 학력과 성향 등을 파악해 기업과 연결해주는 잡투게더 프로그램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2009년부터 벌이고 있는 '잡투게더 캠페인'이 청 · 장년층의 취업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 2009년 잡투게더 사이트가 문을 연 뒤 4일 현재 온 · 오프라인 채용 박람회를 통해 1만83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기간별 취업자 수를 보면 2009년 9~12월 1810명,2010년 6208명,2011년 1~5월 2820명으로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잡투게더 사이트는 구직자가 학력 · 경력 · 성향 등을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구인 기업의 채용 조건에 맞는 지원자를 선별하는 '매치메이킹' 서비스를 제공해 채용이 쉽고 빠르게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중견전문인력고용지원센터'는 40~50대 재취업 희망자에게 개별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이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기업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1580명이 구직 활동에 참여해 이 가운데 455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김영희 센터장은 "대기업 퇴직자들이 무작정 창업에 도전하기보다 중견 · 중소기업에 재취업해 전문성과 경험을 전수하는 게 구인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올해 잡투게더 캠페인을 통한 취업자 수를 8000명으로 높여 잡았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이어 온 ·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확대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달 '글로벌 인재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시작으로 'IT(정보기술)전문인력 채용박람회'와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지방 우수무역업체 채용박람회'가 하반기에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박진달 e-Biz지원본부장은 "급성장하는 중견 ·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해외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등 기회가 많다"며 "중소기업들의 인력난 해소는 물론 청 · 장년층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업을 적극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