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총장 레이스가 시작됐다.

주요 후보로는 김 총장(사법연수원 11기)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60 · 12기) 바로 아래인 13기의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52),차동민 서울고검장(52),박용석 대검 차장(56),조근호 법무연수원장(52)과 14기인 노환균 대구고검장(54)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한 지검장과 차 고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검장은 고려대 출신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 등을 무난히 처리해 청와대의 신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서울고검장에서 이례적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도 특수수사에서의 경력을 쌓게 하려는 정권 차원의 배려라는 분석도 있었다. 차 고검장은 기획과 특수수사 분야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 검찰 구성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한 지검장은 서울,차 고검장은 경기 평택 출신으로 두 사람 다 지역색도 적다.

이는 법무부 장관 인사와도 맞물린다. 청와대는 지난 5월 개각을 앞두고 '교체설'이 나돌던 이 장관에 대해 "8월 검찰 인사 때 함께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력 후보로는 대구 · 경북(TK) 출신인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58 · 10기)이 꼽힌다. 권 수석이 장관에 내정되면 박 차장,노 고검장 등 TK 인사들이 총장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검찰 일각에서는 '13기에서 장관과 총장 모두 나온다더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 경우 TK 출신 총장도 예상된다.

14기인 노 고검장이 총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권 말기에 검찰의 '기강'을 잡기 위한 '기수 파괴' 인사 가능성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에도 9기 임채진 총장의 후임으로 10기나 11기 대신 세 기수를 건너뛰어 12기인 천성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54)을 발탁했다. 노 고검장은 TK에 고려대 출신으로 청와대의 신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고검장이 총장에 임명되면 15명 안팎의 동기와 선배 기수들이 한꺼번에 용퇴할 수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