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대표가 이끄는 푸어타이당이 태국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정치 안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쟁이 일 전망이다.

태국 금융시장은 선거 결과에 환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 방콕 외환시장에서 바트화 가치는 장중 1.2% 상승한 달러당 30.45바트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률은 2008년 2월29일 이후 최고치다.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은 바트화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돼 연말에는 환율이 달러당 30바트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 증시는 이날 4.69% 급등했고 태국 5년물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0.12%포인트 떨어진 118.5로 5월20일 이후 가장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정치적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날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새 정부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잉락 대표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월세 1000바트짜리 주택을 짓고 치앙마이에서 나콘라차시마,후아힌,라용을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며 태국 내 25개 강 유역의 하천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반면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 탓에 새 정부의 공약인 최저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고 외국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이다.

최근 태국 상무부는 식품값 급등으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였다. 태국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3%로 인상했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했다.

SOC 공약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태국주택공사가 저가 주택 사업으로 870억바트(3조400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용 주택 사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망명 중인 탁신 전 총리의 귀국과 푸어타이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전시성 사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