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4일 "최정예 엘리트로서 우월감에 빠지지 말라"며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았다.

박 장관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갑(甲)의 마음에 길들여지면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자칫 부패 바이러스까지 침투할 수 있다"며 "교만한 병사는 반드시 패한다(교병필패)는 금언을 무겁게 새기자"고 강조했다.

이어 범죄학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들어 작은 실수도 경계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두면 관리를 포기한 줄 알고 행인이 돌을 던져 다른 유리창을 깨거나 건물 앞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며 "사소한 것을 방치했다가 건물 전체가 망가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재정부 출신인 권모 중앙선관위 국장이 정부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업자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됨에 따라 직원들의 기강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버버리와 하버드의 공통점은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갈고닦아 창시자 브랜드로 오랫동안 살아남은 명가들이라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이어 "시류와 대세에 밀려 날림으로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백년대계까지는 아니라도 십년대계는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구속이 145㎞로 평범했지만 메이저리그 전설이 된 톰 글래빈이 남긴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해 "우리도 전설적인 작품에 한번 도전해보자"고 강조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