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시장 망치는 LP 횡포] LP평가 '돈 안되는' A 받으면 바보…C등급 받아도 큰 수익내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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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 부추기는 허술한 규제
시장안정 역할을 해야 할 LP가 혼란의 주범으로 전락한 것은 허술한 규제 탓이다. 불법이 적발돼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보니 4만여명에 달하는 소액 ELW 투자자들을 마음놓고 농락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LP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회사일수록 ELW 시장에서 번 돈이 많아지는 비상식적인 일도 일반화됐다.
한국거래소는 분기별로 LP를 평가한다. 호가제시의 충실성(의무이행도)과 적극성,평균 스프레드,호가수량 등에 점수를 매겨 A B C F 등급으로 분류한다. 혼탁한 시장상황을 반영해 최근 A등급은 급감하고 있다. 30여개사 중 2009년 3분기 14개에 달하던 A등급은 지난 1분기 우리투자증권과 한화증권 두 곳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뀐 것을 감안해도 작년 3분기 5개,4분기 4개에서 뚜렷한 감소세다. 반면 사실상 최하등급인 C는 11개사로 전 분기보다 2곳 늘었다.
문제는 F만 피하면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F등급을 받아도 '1개월 ELW 발행정지'라는 솜방망이 제재만 감수하면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P끼리는 A를 받으면 '바보',C는 '능력 있다'는 평을 듣는다"며 "성실하게 호가를 낼 유인이 없으니 C를 받으며 수익관리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실토했다. 그는 "늘 B등급 이상을 유지하던 동부증권이 얼마 전 한 달에 몇십억원씩 버는 '스타 LP'를 스카우트한 후 바로 C등급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그만큼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장사를 잘 해 돈을 벌었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LP들의 횡포가 심각하다. 지난해 분기별 LP평가에서 최하위 F등급을 받은 곳도 맥쿼리 노무라 씨티 UBS 메릴린치 등 전부 외국계다. 외국계 LP 간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개설 초기부터 맥쿼리가 선두를 달렸지만 올 들어선 JP모간증권이 최대 LP로 부상했다. 홍콩에서 거액을 주고 '선수'를 영입한 덕분이다. 수입된 전문가들이 수익 위주의 LP 활동으로 ELW시장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해서 일각에서는 이들을 '홍콩산 배스'로도 부른다. 대형 외래 물고기인 배스가 국내 하천에 방류된 뒤 토종 물고기 등을 먹어치우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데 빗댄 별칭이다.
막장으로 치닫는 시장의 정화는 LP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처벌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래소 홈페이지에만 게시되는 평가 결과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전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백광엽/김유미 기자 kecorep@hankyung.com
한국거래소는 분기별로 LP를 평가한다. 호가제시의 충실성(의무이행도)과 적극성,평균 스프레드,호가수량 등에 점수를 매겨 A B C F 등급으로 분류한다. 혼탁한 시장상황을 반영해 최근 A등급은 급감하고 있다. 30여개사 중 2009년 3분기 14개에 달하던 A등급은 지난 1분기 우리투자증권과 한화증권 두 곳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뀐 것을 감안해도 작년 3분기 5개,4분기 4개에서 뚜렷한 감소세다. 반면 사실상 최하등급인 C는 11개사로 전 분기보다 2곳 늘었다.
문제는 F만 피하면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점이다. F등급을 받아도 '1개월 ELW 발행정지'라는 솜방망이 제재만 감수하면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P끼리는 A를 받으면 '바보',C는 '능력 있다'는 평을 듣는다"며 "성실하게 호가를 낼 유인이 없으니 C를 받으며 수익관리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실토했다. 그는 "늘 B등급 이상을 유지하던 동부증권이 얼마 전 한 달에 몇십억원씩 버는 '스타 LP'를 스카우트한 후 바로 C등급으로 떨어졌다"며 "이는 그만큼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장사를 잘 해 돈을 벌었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LP들의 횡포가 심각하다. 지난해 분기별 LP평가에서 최하위 F등급을 받은 곳도 맥쿼리 노무라 씨티 UBS 메릴린치 등 전부 외국계다. 외국계 LP 간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개설 초기부터 맥쿼리가 선두를 달렸지만 올 들어선 JP모간증권이 최대 LP로 부상했다. 홍콩에서 거액을 주고 '선수'를 영입한 덕분이다. 수입된 전문가들이 수익 위주의 LP 활동으로 ELW시장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해서 일각에서는 이들을 '홍콩산 배스'로도 부른다. 대형 외래 물고기인 배스가 국내 하천에 방류된 뒤 토종 물고기 등을 먹어치우며 생태계를 교란하는 데 빗댄 별칭이다.
막장으로 치닫는 시장의 정화는 LP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처벌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래소 홈페이지에만 게시되는 평가 결과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전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백광엽/김유미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