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 협상'에서 외환은행 주식 매매가격 단가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액배당으로 인해 외환은행의 가치가 낮아진 것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매매 단가 조정 협상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4일 "현대건설 차익 배당분과 향후 하이닉스 매각 차익 배당분 등을 감안해 외환은행 매매 단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론스타가) 배당을 많이 가져갔다"며 "잠재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끌려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론스타의 고액 배당으로 외환은행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지난해 론스타와 계약시점에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지불했던 주당 1만4250원(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의 가격도 낮추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앞으로 하이닉스도 팔리면 론스타는 계속 고액 배당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 차익 9000억원에 이어 하이닉스 매각차익으로 7000억원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환은행 내부 유보금(3조2000억원)의 일정 부분을 배당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봤다.

◆"론스타 대출 특혜 없다"

김 행장은 지난 1일 론스타에 1조5000억원을 대출해준 것에 대해서는 특혜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론스타가 달러로 자금을 빌렸다면 낮은 금리로 다른 금융회사에서 조달이 가능했겠지만 향후 매각대금이나 추가 배당을 원화로 받기 때문에 자금 관리 차원에서 원화로 대출을 하다 보니 하나은행에서 빌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론스타가 원화를 달러화로 헤지하는 비용이 적잖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은행에서 6%대에 빌린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특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조5000억원 중 3000억원은 한도대출로 이자를 못갚을 때 쓰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론스타와의 계약은 오는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될 것"이라며 "이 기간 중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 법률 자문인 법무법인 김앤장의 한 변호사는 "론스타에 대한 판결과 유회원 씨에 대한 판결이 분리돼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유씨와 달리 론스타에 대한 판결은 빨리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