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국 소비자 무시하는 비자카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독 한국에만 벌금을 부과한 것은 한국 소비자만 무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비씨카드가 4일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데 대해 국내 카드업계는 당연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비씨카드는 비자카드가 지난달 10만달러의 벌금을 매긴 데 이어 앞으로도 매달 5만달러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비자카드는 지난달 16일 "비씨카드가 비자 국제운영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10만달러의 위약금을 비씨카드에 부과했다. 비자카드는 회원사인 비씨카드가 비자의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을 사용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이 같은 위반이 계속될 경우 벌금을 계속 매기겠다는 방침을 최근 통보했다. 비자카드는 "이 같은 규정은 비씨카드 혹은 어느 특정 고객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자카드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게 비씨카드 측 생각이다. 비씨카드의 미국 거래 때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네트워크와 중국 인롄카드 발급사인 중국은행에 대해선 벌금을 물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네트워크와 인롄카드 모두 비자카드의 제휴사이기는 마찬가지다. 계약을 어겼으므로 당연히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자카드의 규정이 개별 시장 상황이나 국가의 파워 등에 따라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수수료 문제도 불거진다. 비씨카드 회원이 스타네트워크의 ATM을 이용하면 1%의 국제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비자카드는 해외에서 자사 카드를 사용하는 회원에게 1%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국내 회원이 부담하는 비자카드 수수료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124억원에 달했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인롄 버튼을 누르고 인롄카드를 쓰면 마찬가지로 비자에 내야 하는 1%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비자는 2009년 전 세계에서 한국 고객에 대해서만 해외 수수료를 1.0%에서 1.2%로 20% 인상하려는 데 대해 국내 카드사들과 고객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물러선 바 있다. 비자카드가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를 '한국 무시'라고 국내 카드업계가 받아들이는 배경이다.
김일규 경제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비씨카드가 4일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데 대해 국내 카드업계는 당연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비씨카드는 비자카드가 지난달 10만달러의 벌금을 매긴 데 이어 앞으로도 매달 5만달러씩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비자카드는 지난달 16일 "비씨카드가 비자 국제운영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10만달러의 위약금을 비씨카드에 부과했다. 비자카드는 회원사인 비씨카드가 비자의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을 사용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이 같은 위반이 계속될 경우 벌금을 계속 매기겠다는 방침을 최근 통보했다. 비자카드는 "이 같은 규정은 비씨카드 혹은 어느 특정 고객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자카드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게 비씨카드 측 생각이다. 비씨카드의 미국 거래 때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네트워크와 중국 인롄카드 발급사인 중국은행에 대해선 벌금을 물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네트워크와 인롄카드 모두 비자카드의 제휴사이기는 마찬가지다. 계약을 어겼으므로 당연히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자카드의 규정이 개별 시장 상황이나 국가의 파워 등에 따라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수수료 문제도 불거진다. 비씨카드 회원이 스타네트워크의 ATM을 이용하면 1%의 국제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비자카드는 해외에서 자사 카드를 사용하는 회원에게 1%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국내 회원이 부담하는 비자카드 수수료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124억원에 달했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인롄 버튼을 누르고 인롄카드를 쓰면 마찬가지로 비자에 내야 하는 1%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비자는 2009년 전 세계에서 한국 고객에 대해서만 해외 수수료를 1.0%에서 1.2%로 20% 인상하려는 데 대해 국내 카드사들과 고객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물러선 바 있다. 비자카드가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를 '한국 무시'라고 국내 카드업계가 받아들이는 배경이다.
김일규 경제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