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앨범이기 때문에 타이틀이 '4'이기도 하지만 '4'는 어릴 때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였어요. 4월4일에 결혼했고,9월4일에 태어났죠.남편 제이-지(JAY-Z)는 12월4일,엄마는 1월4일에 태어났어요. 가끔 라스베이거스 같은 데에 가서도 4와 관련해 돈을 따기도 했던 행운의 숫자예요. 이번 앨범에 가장 솔직한 제 모습을 담았기 때문에 '4'를 앨범 제목으로 택했어요. "

폭발적인 가창력과 육감적인 몸매로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섹시 디바 비욘세 놀스(29)가 4집 앨범 '4'를 들고 돌아왔다. 발매되자마자 미국,유럽 등 16개국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계기로 그룹 시절부터 솔로 활동까지 함께해온 보스급 매니저 아버지와 결별하고 '독립 선언'을 한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아버지와의 오랜 비즈니스 관계를 청산한 그는 더 과감하고 저돌적인 방식을 택했다. 전반적인 사운드는 선이 굵어졌고,실체 없는 기교보다 더 진한 발라드와 화려한 춤에 집중했다.

"라디오는 껐어요.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버린 거죠.대신 1970년대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샤이 라이츠' '엘 드바지' 등을 듣기도 하고 록 음악도 찾아 듣고,고전적인 멜로디에서 악기들의 조화를 분석했어요. 마치 미친 과학자가 된 것처럼 좋아하는 것들을 섞어가며 실험했죠.그래서 더 강렬하고 솔직한 앨범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

그는 새 앨범에 대해 "팬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며 녹음했다"고 말했다. 72곡의 노래를 불러 그 중 12곡을 뽑아냈다. 앨범 디자인,작사,작곡까지 모두 총괄했다. 앨범의 첫곡은 1집 '크레이지 인 러브'와 2집 '데자뷔' 앨범 때 화려하게 시작했던 것과 달리 은은하고 그윽한 솔 느낌의 '1+1'로 시작한다.

그는 "고전적인 R&B는 늘 하고 싶었던 분야였는데 첫곡 '1+1'이 그 의욕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아이 케어' '베스트 싱 아이 네버 해드' 등은 낭만적인 멜로디와 서정적 발라드 구성이 돋보인다.

앨범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강렬한 비트가 드러난다. '런 더 월드'는 공격적인 북소리와 함께 심장을 울리는 선 굵은 음악.아프리카 전통 춤에서 영감을 받은 춤도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앨범이 고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했어요. 마흔이 되고,예순이 돼서도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했죠.아픈 기억들,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이겨낸 후 가장 기쁜 순간에 함께할 수 있는 음악처럼요. 전 무대에 오르기 전 뱃속부터 긴장감이 느껴지면 그때 제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이번 앨범은 더 특별해요. 인생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른 춤을 춰보고,다른 음식을 먹어보고,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나온 거니까요. "

그는 그동안 여성을 위한 곡을 많이 썼다. 여자의 자유나 아름다운 몸매에 대한 찬양 등 여자들이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노래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자랐어요. 그래서 여성을 위한 여성이 됐죠.여자들은 이타적이에요. 제 노래를 무슬림 지역 여성들이 듣고 와서 '당신의 노래를 몰래 듣고 있어요. 그 음악은 절 강하게 만들어주죠.언젠가 여기를 떠날 거예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럴 때 제 목소리를 훨씬 더 깊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오죠."

그는 또 2009년 1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 공연을 회상하며 "아직도 생생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순간"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미셸 오바마와 대통령이 춤을 출 때 노래를 했는데,가장 어려웠던 공연으로 기억한다. 너무 떨렸고,떨림을 넘어서 완전히 압도당했다"며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순간을 목격하고 왔구나'하며 정말 자랑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