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1995년 프린터 시장에서 철수한 지 15년 만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1일 '마하젯'이라는 기업용 프린터를 내놓았다. 마하젯은 미국의 멤젯사와 기술 협약을 통해 개발한 프린터로 기존 잉크젯과 레이저 인쇄 방식의 장점을 혼합한 'PSA(page straight array)'라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LG전자가 프린터 시장에 재진입한 가장 큰 이유는 고객들에게 PC 모니터 등을 공급할 때 프린터 패키지를 제공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린터 없이 턴키 방식의 발주를 하는 관공서나 기업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기업용 시장에서는 토털솔루션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프린터는 IT 기기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을 판매한 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고 권 본부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LG전자의 두 번째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국내 기업용 프린터 시장은 이미 성숙한 상태로 연간 성장률은 5% 이내에 그칠 전망이다. 신규 수요는 거의 없고 교체 수요만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체된 시장에서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걸림돌이다. 기업용 A4 프린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0% 가까운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업체인 HP는 10% 내외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와는 큰 차이가 난다.

물론 LG전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멤젯사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PSA 방식은 용지가 프린터 헤드에 닿지 않고 지나가 용지 걸림 문제가 없다"며 "토너,롤러,점착기 등도 없어 잔고장 자체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업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지만 품질에 대한 검증은 본사가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