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민간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 중 2014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일부 국채를 그리스의 새 국채로 바꿔주는 구제금융 방안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일 이 같은 방식은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스 구제금융이 단순한 국채 교환이 아니라 '유사 채무 조정'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S&P는 채권 교환이 재정적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이뤄지거나 투자자들이 원래 갖고 있던 채권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채권으로 바꿀 때 디폴트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와 피치는 최종 구제금융안이 나올 때까지 평가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S&P가 '선택적'이라는 조건을 달아 그리스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면 프랑스,독일 등 유럽 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은 디폴트 등급의 국채는 담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 금융사에 유동성을 지원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선택적 디폴트는 6개월 이내의 단기 채무 불이행을 의미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