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여자 대회 코스 전장이 7000야드라고?'

7일 밤 개막하는 제66회 US여자오픈 코스 길이가 사상 처음으로 7000야드를 넘어섰다. 그동안 여자 대회에서 가장 긴 거리는 2008년 US여자오픈이 열린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 인터란켄CC의 6789야드였다. 당시 이 코스는 파73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장인 미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이스트코스는 파71에 7047야드로 셋업됐다.

골프장 위치가 해발 1898m여서 볼이 공기 저항을 덜 받아 비거리가 늘어난다 해도 거리 부담이 상당하다. 7000야드가 넘으면 사실상 남자 대회 코스와 맞먹거나 더 길다. 지난달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 스바루클래식은 파71에 6821야드였다. 4월에 열린 미국 PGA투어인 더 헤리티지도 파71에 6973야드였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경기위원장은 "고지대라 평소 자신의 거리보다 12% 정도 멀리 날아간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에게 불리

코스가 길어지면 두말할 것 없이 '멀리 똑바로 치는' 장타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박세리의 미 진출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상반기 무승의 수모를 경험한 한국 선수들은 장타력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한국의 '에이스' 신지애(23)는 긴 코스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신지애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48.7야드로 랭킹 79위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장타자는 랭킹 11위인 박세리(263.8야드)다. 박세리는 전성기 시절보다 15야드 정도 거리가 더 나고 있다. 이어 박희영(14위 · 262.7야드),양희영(24위 · 259.7야드),박지은(28위 · 257.9야드),최나연(29위 · 257.5야드) 순이다.

US오픈의 '전매 특허'인 강하고 질긴 러프도 한국 선수들을 괴롭힐 전망이다. 1995년 이곳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합계 2언더파 278타의 스코어로 우승했다. 그러나 코스가 너무 어려우면 이븐파 언저리를 꾸준히 기록한 의외의 선수가 우승하곤 했다. 과거 김주연 박인비 지은희 등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청야니,최연소 그랜드슬램 가능성

사상 최장 코스는 청야니(대만)에게 희소식이다. 22세인 그는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청야니는 2008년(당시 맥도날드챔피언십)과 올해 웨그먼스챔피언십,지난해 나비스코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청야니는 올 시즌 LPGA투어와 유럽투어에서 모두 5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성기 시절의 소렌스탐을 연상시킨다. 청야니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270.5야드로 랭킹 5위다. 여기에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이 75.1%로 1위,'레귤러 온 그린'했을 때 평균 퍼트 수 1.71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상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최대 총상금과 우승상금

US오픈은 여자 대회로 사상 최고 상금액수를 자랑한다. 올해 상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총상금이 325만달러로 일반 대회의 2배였다. 우승 상금은 58만5000달러였다. 이 상금만 획득해도 단숨에 투어 상금랭킹 5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72개홀을 마친 뒤 선두가 2명 이상일 경우 3개홀 플레이오프를 하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서든데스 연장전을 펼친다.

올해 US오픈에는 131명의 프로와 25명의 아마추어 등 156명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국내 상금 랭킹 1~5위를 차지한 이보미(23) 양수진(20) 안신애(21) 유소연(21) 김혜윤(22)이 출전한다. 안선주(24)는 작년 일본 LPGA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