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항얼구(區)에서 은평 뉴타운을 벤치마킹한 항얼뉴타운 1200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매물로 나온 건설관리공사 인수도 신중히 검토 중입니다. "

국내 교면포장 · 가설교량 분야 1위업체 승화명품건설(옛 승화엘엠씨)의 이승재 회장(50 · 사진)이 '불도저식' 공격경영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콘크리트에 합성고무재료인 라텍스를 첨가해 교량표면을 포장하는 기술인 LMC공법으로 관련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요트클럽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몽골 도시교통건설도시개발부와 '항얼구 뉴타운 아파트 및 국립검진센터'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사업비는 8000만달러 규모이며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본계약을 체결하고 1차 사업 분량으로 300가구를 짓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얼구는 국내로 치면 서울 강남구에 해당하는 울란바토르 중심지다. 승화명품건설은 몽골 정부와 항얼구 중심가 30만㎡ 부지에 500병상 규모로 국립검진센터를 짓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 회장은 "본계약이 체결되면 뉴타운 사업 방식을 해외에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몽골 정부와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두 차례 유찰된 건설관리공사 3차 입찰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자산 평가를 거쳐 매각 예정가가 내려가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 타당성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관리공사는 감리전문 회사로 1 · 2차 입찰 당시 매각 예정가는 444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 541억원,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도로공사(42.5%)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 38.6%),수자원공사(18.9%)가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건설관리공사는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앞서 승화명품건설을 지난해 1월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데 이어 올 4월에는 서울 여의도에 270억원을 들여 서울마리나 요트클럽을 개장했다. 마리나클럽에는 90여척의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까지 갖췄다.

그는 "오는 10월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한강에서 요트를 타고 중국 칭다오나 제주도까지 갈 수 있다"며 "보트 대여,계류사업,수상 레스토랑 사업 등을 통틀어 내년부터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영종도 왕산마리나를 비롯해 전국 43곳에 마리나 건립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재무제표는 양호하지만 100만주에 불과한 주식 유통물량 때문에 주가가 제 대접을 못 받는 게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유통주식을 200만~300만주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