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사장 "하이닉스 입찰 참여 거듭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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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의향서 8일 마감
내부 보고서는 '부정적'…"7일까지 결론낼 것"
업계 "인수전 참여할 듯"
내부 보고서는 '부정적'…"7일까지 결론낼 것"
업계 "인수전 참여할 듯"
하이닉스반도체 유력 인수 후보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사진)은 5일 "인수전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7일까지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현대중공업이 8일 일단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뒤 세부 검토 작업을 벌여 본입찰 전까지 입장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선 지난 주말 이 사장 등 최고위층에게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확인돼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성 사장 장고 거듭
이 사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시장에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데다 내부에서도 인수전 참여를 두고 아직 찬반 여론이 있다"며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의향서 제출일 전날인 7일까지 검토를 더 해봐야 한다"며 "그날(7일)까진 입장을 정리,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CEO(최고경영자)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대한 입장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내부에서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질문엔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며 "남은 시간동안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이 인수의향서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의향서 자체가 인수 의지나 가격 면에서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의향서를 낸 후 더 지켜봐도 늦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의향서를 내고 본입찰까지 참여하면 현대자동차나 KCC 등 범 현대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대신 단독 응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0년간 60조원 투자는 무리"
현대중공업이 인수전 참여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부 실무진 반대 때문이다. 지난 주말 최고위층에 전달된 보고서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최소 60조원 이상의 투자비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앞으로 10년간 10조~15조원가량의 현금유출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사업과 반도체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 역시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적지 않은 임직원들이 하이닉스 인수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반도체 산업은 연간 3조~4조원이 넘는 투자를 필요로 한다. 생산라인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만 4조원이 들고 공정을 바꾸는 데에도 2조원 이상이 든다. 최근엔 1년마다 더 미세한 나노공정으로 바꾸는 게 추세다.
그동안 하이닉스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수율을 뽑아내는 투자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업체간 증설경쟁으로 '치킨게임'이 한창이던 2008년과 2009년 각각 2조4500억원,1조원을 시설투자에 썼다. 작년에는 3조38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2등 자리를 유지하려면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면 되지만,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의 시장 지배력을 갖추려면 매년 최소 5조원 이상,많게는 10조원의 선투자를 해야 한다"며 "하이닉스 인수 희망 기업이 감당해야 할 점도 바로 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 참여시,단독입찰 가능성 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범 현대가(家)가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 등에 이어 옛 현대전자인 하이닉스마저 되찾아 '고토'를 회복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조선업에 쏠린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포석도 있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일찌감치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한 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 단독 입찰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하이닉스의 구주 7.5%와 신주 10%를 판다고 가정하면,매각 대금은 3조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창민/이태명 기자 cmjang@hankyung.com
현대중공업 내부에선 지난 주말 이 사장 등 최고위층에게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확인돼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성 사장 장고 거듭
이 사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시장에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데다 내부에서도 인수전 참여를 두고 아직 찬반 여론이 있다"며 "여러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의향서 제출일 전날인 7일까지 검토를 더 해봐야 한다"며 "그날(7일)까진 입장을 정리,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CEO(최고경영자)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대한 입장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내부에서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는 질문엔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며 "남은 시간동안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이 인수의향서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의향서 자체가 인수 의지나 가격 면에서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의향서를 낸 후 더 지켜봐도 늦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의향서를 내고 본입찰까지 참여하면 현대자동차나 KCC 등 범 현대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대신 단독 응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0년간 60조원 투자는 무리"
현대중공업이 인수전 참여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부 실무진 반대 때문이다. 지난 주말 최고위층에 전달된 보고서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최소 60조원 이상의 투자비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앞으로 10년간 10조~15조원가량의 현금유출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사업과 반도체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 역시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금융위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적지 않은 임직원들이 하이닉스 인수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반도체 산업은 연간 3조~4조원이 넘는 투자를 필요로 한다. 생산라인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만 4조원이 들고 공정을 바꾸는 데에도 2조원 이상이 든다. 최근엔 1년마다 더 미세한 나노공정으로 바꾸는 게 추세다.
그동안 하이닉스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수율을 뽑아내는 투자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업체간 증설경쟁으로 '치킨게임'이 한창이던 2008년과 2009년 각각 2조4500억원,1조원을 시설투자에 썼다. 작년에는 3조38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2등 자리를 유지하려면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면 되지만,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의 시장 지배력을 갖추려면 매년 최소 5조원 이상,많게는 10조원의 선투자를 해야 한다"며 "하이닉스 인수 희망 기업이 감당해야 할 점도 바로 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 참여시,단독입찰 가능성 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범 현대가(家)가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현대오일뱅크 등에 이어 옛 현대전자인 하이닉스마저 되찾아 '고토'를 회복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조선업에 쏠린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포석도 있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일찌감치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한 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 단독 입찰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하이닉스의 구주 7.5%와 신주 10%를 판다고 가정하면,매각 대금은 3조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창민/이태명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