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기동 국내 판매기준 가격이 4개월 만에 반등하며 t당 1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아연 국내 판매가도 지난달에 비해 2.8%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 은값 급락으로 촉발된 비철금속 하락세가 지난달 초반 안정세를 되찾은 데 이어 최근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 가능성과 함께 비철금속 국제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순동코일 황동 등 전기동과 아연을 원료로 사용하는 동 제품 가격도 소폭 올랐다.

동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은 이달 전기동 괴(塊 · 덩어리) 판매 기준가격을 지난달보다 1.1% 높은 t당 1005만9000원으로 고시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t당 1000만원 선 밑으로 내려갔던 전기동 가격은 1개월 만에 다시 1000만원 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올 고점인 지난 3월에 비해선 여전히 11% 이상 낮은 가격이다.

전기동 국내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달 국제가격이 전달에 비해 강보합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지난달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거래된 전기동 평균가격은 t당 9045.43달러로 지난 5월(8927.05달러)에 비해 1.3%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달 달러당 원화 환율은 평균 1091원82전으로 전달에 비해 2원가량 떨어지는 데 그쳐 국내 전기동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고려아연이 이달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아연괴 가격도 t당 267만8000원으로,지난달(260만5000원)에 비해 2.8% 올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원화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LME 아연가격이 지난달 t당 평균 2230.48달러로 전달에 비해 3.2% 오른 것이 국내 가격 상승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선물팀장은 "지난달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미국 경제지표가 일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 국제 비철금속 가격의 강보합세 배경"이라고 말했다.

전기동 및 아연 관련 제품 값도 소폭 인상됐다. 풍산은 전기동만을 사용해서 만드는 순동코일 가격을 지난달보다 0.9% 높은 t당 122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기동과 아연을 혼합한 '황동 2종'도 t당 973만원으로 1.0% 올랐다.

반면 지난달 국제가격이 떨어진 주석이 들어간 제품값은 소폭 내렸다. 전기동과 주석을 섞어 만드는 스프링용 인청동 가격은 t당 1431만원으로 1.2% 하락했으며,전기동 주석 니켈 등을 혼합하는 스프링용 양백은 t당 1371만원으로 2.2% 떨어졌다.

당분간 전기동을 비롯한 국제 비철금속 가격은 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 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지만 경제 회복세가 더딘 미국과 긴축 정책을 계속 추진 중인 중국 등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전기동 가격은 t당 9000~1만달러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