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둥지냉면'이 진한 동치미 국물맛을 내세워 여름 인기몰이에 나섰다. 둥지냉면은 세계 최초 건면 형태의 냉면으로,1인분씩 포장돼 누구나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면발을 새둥지처럼 말아 바람에 그대로 말린 독특한 모양으로 돼 있다. 농심이 자사의 면 제조 노하우에 이탈리아의 파스타 제조기술을 더해 면을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상온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한 식품 제조기술인 네스팅(nesting) 공법이 적용됐다.

둥지냉면은 고종황제가 나랏일을 걱정하며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잠시 시름을 잊게 했던 배동치미 냉면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재해석한 제품이다. '둥지냉면 물냉면'은 배와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에서 우러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둥지냉면 비빔냉면'은 배를 듬뿍 넣고 홍고추를 직접 갈아 만든 비빔장을 저온에서 7일간 숙성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2008년 처음 선보인 둥지냉면은 '가정용 간편냉면 시장'을 개척한 농심의 새 대표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4월 20억원이었던 둥지냉면 매출은 5월 35억원으로 75% 증가했으며,여름 성수기인 8월까지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둥지냉면의 판매 호조에 농심 측은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25%가량 늘려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둥지냉면이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 전통 냉면맛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1인분 포장으로 상온에 유통돼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조리가 매우 간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심 측은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둥지냉면이 올 여름 더욱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더위가 평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데다 최근 서울 시내 웬만한 냉면 전문식당의 냉면값이 1만원 이상으로 뛰어올라 소비자들의 외식비 부담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둥지냉면은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6500만봉지가 판매됐다. 가로 19㎝인 둥지냉면 봉지를 쭉 이어붙이면 높이가 8091m에 이르는 안나푸르나(네팔 히말라야산맥의 중부에 위치한 산)를 1526번 쌓을 수 있는 만큼의 길이가 된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최근 배우 김수로 씨를 둥지냉면 새 모델로 발탁해 진한 동치미국물맛을 강조한 마케팅에 나섰다. .

조리가 간편한 만큼 등산 낚시 등 야외활동을 할 때에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농심 측이 귀띔한 '둥지냉면 간편 조리법'은 둥지냉면 용기에 먹는샘물 500㎖ 한 병을 붓고 30분간 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따로 물을 끓이지 않고도 간편하게 냉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