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한 · 중 또는 한 · 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조기 추진하겠다"고 5일 말했다.

강 차관보는 이날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주제발표에서 7세기 돌궐족 장수인 돈유 쿠크의 묘비 문구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를 인용하며 FTA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차관보는 "반대가 있더라도 이해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하면서 중국이나 일본과의 FTA를 밀고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들어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하는 물가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석유나 통신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다보니 여전히 시장에 개입해 기업의 팔을 비트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시장경쟁을 확대하거나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식 등에 집중해 시장친화적이고 세련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인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하반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금융 부문에는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실장은 "홍콩 등을 통한 우회 유입까지 감안하면 국내 은행권의 해외 차입 중 유럽계 자금에 대한 의존도는 60%에 달한다"며 "앞으로 재정위기가 재연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세계 경기의 회복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는 원자재 가격을 꼽았다. 신 실장은 "올해 원유 공급 제약으로 전체 공급량에서 1.6% 정도 차질이 빚어지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