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을 3개월간 ℓ당 100원씩 깎아준 유가 한시 할인이 7일 0시를 기해 종료된다. 이에 앞서 GS칼텍스가 최근 기름값의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밝힌 만큼 가격 환원폭이 얼마나 될지 업계 및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매주 화요일 주유소 공급가격을 결정한 관례를 볼 때 6일부터 환원폭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GS칼텍스 측은 담합 이유를 들어 환원폭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업계에서는 우선 30~40원 정도 올린 뒤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 GS칼텍스 외 다른 정유사들은 아직 단계적 환원 방침을 언급하지 않았으나,정부의 압박 강도로 볼 때 GS칼텍스의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라진 시장 구도 반영

지난 4월의 깜짝 인하 때와 달리 이번 인상은 GS칼텍스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가 정유사로는 유일하게 단계적 환원방침을 밝힌 데다 가격 결정 일자도 화요일인 GS칼텍스가 더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국내 정유 4사는 SK에너지가 월요일에 주간 가격을 통보하면 GS칼텍스가 화요일,현대오일뱅크가 목요일에 차례로 가격을 결정한다. 국내 비중이 작은 에쓰오일은 매일매일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카드할인 방식을 택해 소비자들의 가격 할인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져 시장 점유율이 줄었다"며 "가격 할인 이전에는 SK에너지와 2위 업체인 GS칼텍스 간 시장점유율 차이가 7%포인트 안팎이었으나 최근 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향후 가격 인상폭에 대해 "가격에 대한 것은 담합의 우려가 있어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일단 30~40원 정도 올린 뒤 단계적으로 환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눈치보기 극심할 듯

정유사는 정유사들끼리,주유소는 주유소들끼리 눈치보기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 고위임원은 "소비자에겐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유소 판매가격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 아니냐"며 "결국 주유소들 간에 어떻게 가격을 정하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하 시기에 재고물량 부담을 이유로 천천히 내렸던 것과 같이 주유소 탱크에 있는 물량을 충분히 소화해 가며 주변 주유소의 분위기를 살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업계에 4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정유사 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 국면이 업계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에너지가 카드할인 방식을 택해 주유소들의 불만을 산 데 이어 GS칼텍스는 공장 이상에 따른 물량 공급 중단으로 가맹 주유소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한편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적인 비축유 방출 결정 이후 국제 원유가와 제품가가 하락하고 있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재희/김동욱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