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자금의 한국 자본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계 자금은 올 상반기에만 국내 주식을 9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지난달 말 보유잔액을 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채권시장에서는 보다 왕성한 식욕을 보여 상반기 순매수금액이 2조원을 웃돌았다. 이들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8조6000억원을 넘어 전체 외국인 내 비중이 사상 처음 1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차이나머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년 내 중국계 자금의 국내 투자규모는 최대 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5개월 순매수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계 자금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25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진 지난 5월을 제외하면 작년 11월부터 7개월 연속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상반기에는 9351억원어치를 사들여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상장주식을 매입했다. 지난 18개월간 22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던 미국이 19개월 만에 5041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써 중국계 자금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은 4조2448억원(6월 말)으로 전년 말보다 38.4% 늘었다. 이는 전체 외국인 보유비중의 1.1%에 해당한다.

차이나머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투자공사(CIC)는 조만간 1억달러 이상의 한국 전용펀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김경환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펀드의 국내 투자비중은 5% 수준이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내 한국 비중인 13%까지 늘어난다고 보면 최소 6조원 이상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중국 비중도 10% 돌파

채권시장에서도 중국계 자금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중국계 자금은 올해 2조원 이상을 순투자해 보유액이 8조6889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외국계 자금의 국내 채권 보유 순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중국계 자본의 국내 채권시장 비중은 지난달 말 10.7%로,사상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2007년 말에는 0.2%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8.85%로 급증한 데 이어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 외국계 자금의 국내 채권 투자 증가로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은 6월 말 사상 최고인 81조812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6조3541억원의 국채 만기가 있었으나 외국인은 8조51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금이 한국 자본시장으로 밀려 오고 있는 것은 중국의 해외 투자 및 보유 외환 다변화 전략 때문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적격 국내 기관투자가(QDII)와 CIC 인민은행 자금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보장성기금 자금도 가세할 것"이라며 "2~3년 내 국내에 들어올 중국 자금 규모는 보수적으로 산정하면 30조원,공격적으로 보면 5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