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인하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들었다. 애플도 중저가 아이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노키아가 이달부터 유럽시장에서 스마트폰 가격을 15%가량 낮춰 판매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대상 품목은 대표 상품인 N8 모델과 C7,E6 등 신제품 세 종류다. 노키아는 나머지 휴대폰 가격도 소폭 인하했다. 노키아 측은 가격 인하에 대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업계는 '노키아발' 가격인하 경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키아가 분기마다 모델별로 일부 가격을 조정해오긴 했지만 이번처럼 주력 모델 가격을 한꺼번에 15%씩 내린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닐 모스톤 애널리스트는 "노키아의 가격인하는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 등 경쟁사에 타격이 될 수 있으며 업계 전체에 가격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키아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해왔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리서치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노키아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작년 1분기 39%에서 올 1분기 25.5%로 추락했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2분기에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라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뒤늦게 가격파괴에 나서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MKM파트너스의 테로 퀴티넨 애널리스트는 "가격인하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