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재정규율 확립을 위해 정치권의 구태 정치와 맞서겠다"고 6일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포크배럴(pork barrel)'에 맞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지출을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포크배럴'은 돼지 등 가축에 먹이를 담아주는 통으로 흔히 미국 의회정치의 구태를 비판할 때 쓰인다. 보조금을 따내려고 정부 주위에 몰려드는 의원들이 농장주가 포크배럴에 한 조각의 고기를 던져줄 때 모여드는 노예와 닮았다는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다.

박 장관의 발언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무상복지 등 재정지출 요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0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소득세 · 법인세 감세 철회와 관련해서도 "규제개혁과 감세는 경제자유를 높이고 정부의 입김을 줄여서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자본 흐름의 급격한 변화 등 외부 요인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비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 개선은 충분하지 못하고 내수가 부진해 부문 · 계층 간 성장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며 "가계부채,저축은행 등의 불안 요인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내수 기반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