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상대의 평소 골프 습관을 보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릴지가 보입니다. 타수를 속이거나 볼을 바꿔 치는 행동은 나중에 사업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

한국생산성본부(KPC)는 최근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 수사관)로 불리는 표창원 경찰대 교수를 초청, CEO포럼을 가졌다. 표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프로파일러는 범죄현장을 보고 특성을 잡아내 범인을 찾아낸다"며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내가 상대해야 할 사람이 어떤 특성이 있고,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를 알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보다 몸이 더 빨리 더 크게 이야기한다"며 "관찰은 가장 좋은 거짓말 탐지기"라고도 했다. 한 미국 대학에서 거짓말 실험을 했더니 언어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은 73%가 거짓말인 것을 알아챘지만,정상인들은 무작위나 마찬가지인 절반에 그쳤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우리가 언어에 대해 갖고 있는 맹신을 버리고 사람의 표정,눈의 떨림 등 몸짓 언어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눈'의 심리학도 강조했다. 대화 중 시선을 피하고 딴 곳을 보는 행동에서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하면 상상이나 거짓말을 뜻하고,왼쪽으로 움직이면 기억을 찾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업계 비밀'도 풀어놨다. 그러면서 "냄새나 감촉 등 감각 기억을 탐색할 땐 오른쪽으로 향하고,왼손잡이에겐 또 반대로 작용하는 등 변수가 많아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는 '적극적 듣기'이며,이는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도 역설했다. 표 교수는 "오프라 윈프리를 성공으로 이끈 장점은 잘 듣는다는 것이었다"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잊고,마지막까지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로 만날 수 있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증)들에 대한 대처법도 소개했다. 그는 "사이코패스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으로 그들에게 은밀한 반대급부를 기대했다간 먹잇감이 될 뿐"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허점을 보이지 않도록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