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전력 수급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식경제부는 올여름 최대전력이 7477만㎾로 예측돼 예비전력이 420만㎾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통상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이면 전력수급 비상상황으로 특별 관리하는데 2000년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최대 수요에 대응한 발전소 건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발전소 건설에는 막대한 투자재원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최대 수요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전기 절약과 함께 수요 관리가 최선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근원적인 대책은 계절별 · 시간대별 차등요금제(계시별 요금제)의 효율적인 시행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1977년부터 산업용 소비자 등 대규모 수용가에 대해 계시별 요금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그간 몇 차례 보완이 있었으나 전력 수요변화 추세에 맞춰 토요일에도 전력 수요가 적은 구간에 적용하는 경(輕)부하 시간대의 요금 적용이 시급하다고 본다.

토요일에 경부하 요금을 적용하는 경우 평일 최대 부하 시간대의 전력수요를 토요일로 이동시키는 부하 이전 효과를 볼 수 있다. 2010년 수요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토요일에 경부하 요금 적용시 최대수요가 약 56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력수요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철강산업에서는 공정의 특성을 활용해 적극적인 부하 이전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전력산업과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전력 최대수요를 10% 감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지난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전력수요 피크 발생일 시간대에는 기존보다 높은 요금을,나머지 일자 ·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을 부과하는 '선택형 피크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시의 적절한 대책이라고 본다. 이번 기회에 토요일도 경부하 요금을 적용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전력 사정이 어려운 요즘 에너지 절약과 함께 보다 효율적인 수요관리 대책이 없는지 지혜를 짜내야 할 때다.

오일환 <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