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아온 수원 부동산시장에서 신규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 전세난을 피하려는 실수요에 힘입어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수원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5월 말 기준 2516가구로 용인(6650가구) 고양(4748가구)에 이어 수도권에서 세 번째였다. 하지만 지난 5월 말엔 1992가구로 평택(2514가구) 파주(2304가구) 김포(2219가구)보다 적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광교 동탄 등 주변 신도시 입주와 맞물려 수원 주택시장도 관심을 받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다양한 옵션도 예비 청약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쩍 줄어든 수원 미분양 물량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원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분양 당시 계약률이 50%를 밑돌았던 '수원 SK스카이뷰'는 3498가구 중 93%가 계약을 마쳤다. 현대산업개발이 권선동에 공급하는 '수원 아이파크시티 1차'도 1336가구 중 98%가 계약을 마쳤다. 중대형 물량이 많은 '수원 아이파크시티 2차'는 총 2024가구 중 84%가 주인을 찾았다. 분양 후 3일간의 초기 계약률은 45% 수준이었지만 6개월 만에 80%대까지 높아지며 미분양 물량을 순조롭게 처리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이 분양을 마친 '래미안 영통 마크원'에도 청약자들이 몰렸다. 1단지는 367가구 모집에 총 481명이 신청,1.31 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중대형이 포함된 2단지는 959가구 모집에 746명이 접수했다. 삼성전자 등 주변 산업단지 수요에 힘입어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반기 4327가구 분양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자 건설사들도 수원지역에서 신규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4327가구가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 아이파크시티 3차' 전용면적 59~115㎡ 총 1077가구를 분양한다. 한화건설은 오는 9월 오목천동에 '수원 권선 꿈에그린' 2157가구를 공급한다. 동문건설이 시공하는 '인계동 동문굿모닝힐'과 '율전동 동문굿모닝힐'도 다음달에 각각 299가구,699가구가 분양된다.

권선동 여운공인의 임유선 사장은 "지난해 말 수원지역 전셋값이 오르면서 수원 권선 · 장안구 등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중소형 평형대는 미분양 물량이 거의 소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미순 스타공인 대표는 "건설사들도 할인분양 이자후불제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면서 수원 신규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수원은 고양이나 파주 등 경기 북부권에 비해 직주 근접성이 뛰어나고 분양가가 낮은 편이어서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원지역 분양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 시장은 여전히 침체 국면"이라며 "광교 · 동탄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매물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수원 주택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