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3분 지각…罰당직" 과천청사 '규율부' 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공무원 기강잡기 진풍경
감사실 직원, 수첩들고 현관서 출근시간 체크
근무시간엔 사무실 돌며 빈자리 불시 점검
감사실 직원, 수첩들고 현관서 출근시간 체크
근무시간엔 사무실 돌며 빈자리 불시 점검
"딱 3분 늦었는데 좀 봐주십시오."
"안됩니다. 늦은 건 늦은 거죠.조만간 사유서 내라는 지침이 내려갈 겁니다. "
며칠 전 아침 출근시간 과천 정부청사 지식경제부 건물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각을 체크하러 나온 지경부 인사팀 관계자와 지각한 같은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다. 인사팀 관계자는 오전 8시50분부터 1층 출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휴대폰 전자시계가 오전 9시를 넘기자마자 지각 공무원들을 불러 세워 이름을 수첩에 적기 시작했다.
정경록 인사팀장은 "최근 매일은 아니지만 예고없이 불시에 이 같은 방법으로 근무태도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지각자들은 휴일이나 연휴 당직을 세우는 등의 패널티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감사실 관계자들이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각 사무실을 돌아다닌다. 오전 9시가 넘어도 자리가 비어 있는 공무원들을 체크, 근무 평점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토해양부 연찬회 향응 파문 이후 공무원들의 근무태도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각 부처가 내부 기강잡기에 나서면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기준을 가장 엄격하게 만들고 있는 곳은 기획재정부다. 예산 편성부터 세제 지원까지 전 부처를 아우르는 맏형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연찬회나 워크숍을 개최하려면 열흘 전에 감사담당관실에 참석자,행사목적,민간인 참석여부,경비조달방법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는 '연찬회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경제정책국이 '신나는 경제정책국 만들기'라는 주제로 연찬회를 열기 위해 처음으로 사전심사를 받았다.
지경부는 민간기업과 접촉할 일이 많다는 점 때문에 식사시간 엄수 지침을 내렸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식사를 마쳐야 하며 늦을 경우 출입구에서 인사팀 직원들이 명단을 체크한다. 드나드는 사람들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지경부 1층 뒤편 회전문 출입구는 잠갔다.
유연백 지경부 감사관은 "총리실이 각 부처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만큼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엄격한 통제보다는 자율을 강조하는 수장도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점심시간 준수 등에 대해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직원들이 야근은 물론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마당에 점심 먹고 10~20분 한두 번 늦었다고 해서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의 한 고위공무원도 "기강을 다잡는 것은 언제라도 필요한 일이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행동을 제한하면 업무도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제부처 한 과장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내부 경쟁 때문에라도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획일적이고 보여주기식 근태관리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신영/류시훈/서보미 기자 nyusos@hankyung.com
"안됩니다. 늦은 건 늦은 거죠.조만간 사유서 내라는 지침이 내려갈 겁니다. "
며칠 전 아침 출근시간 과천 정부청사 지식경제부 건물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각을 체크하러 나온 지경부 인사팀 관계자와 지각한 같은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다. 인사팀 관계자는 오전 8시50분부터 1층 출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휴대폰 전자시계가 오전 9시를 넘기자마자 지각 공무원들을 불러 세워 이름을 수첩에 적기 시작했다.
정경록 인사팀장은 "최근 매일은 아니지만 예고없이 불시에 이 같은 방법으로 근무태도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지각자들은 휴일이나 연휴 당직을 세우는 등의 패널티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감사실 관계자들이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각 사무실을 돌아다닌다. 오전 9시가 넘어도 자리가 비어 있는 공무원들을 체크, 근무 평점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토해양부 연찬회 향응 파문 이후 공무원들의 근무태도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각 부처가 내부 기강잡기에 나서면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기준을 가장 엄격하게 만들고 있는 곳은 기획재정부다. 예산 편성부터 세제 지원까지 전 부처를 아우르는 맏형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연찬회나 워크숍을 개최하려면 열흘 전에 감사담당관실에 참석자,행사목적,민간인 참석여부,경비조달방법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는 '연찬회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경제정책국이 '신나는 경제정책국 만들기'라는 주제로 연찬회를 열기 위해 처음으로 사전심사를 받았다.
지경부는 민간기업과 접촉할 일이 많다는 점 때문에 식사시간 엄수 지침을 내렸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식사를 마쳐야 하며 늦을 경우 출입구에서 인사팀 직원들이 명단을 체크한다. 드나드는 사람들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지경부 1층 뒤편 회전문 출입구는 잠갔다.
유연백 지경부 감사관은 "총리실이 각 부처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만큼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엄격한 통제보다는 자율을 강조하는 수장도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점심시간 준수 등에 대해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직원들이 야근은 물론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마당에 점심 먹고 10~20분 한두 번 늦었다고 해서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의 한 고위공무원도 "기강을 다잡는 것은 언제라도 필요한 일이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행동을 제한하면 업무도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제부처 한 과장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내부 경쟁 때문에라도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획일적이고 보여주기식 근태관리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신영/류시훈/서보미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