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 2000년 이후 수수료 8500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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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카드 수수료 급증…작년 2000억 넘어
당국 "해외 겸용카드 무분별 발급 막겠다"
당국 "해외 겸용카드 무분별 발급 막겠다"
◆당국 "비자카드 무분별 발급 안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 등 해외겸용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카드를 고를 때 해외겸용카드와 국내전용카드에 대해 잘 알고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며 "반드시 해외겸용카드가 필요한지,해외겸용카드가 있으면서도 발급받는 것은 아닌지,해외겸용카드의 연회비가 국내전용카드보다 얼마나 비싼지 등을 알고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런 방향으로 창구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조만간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제 카드 수수료 급증
금융당국은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카드사에 내는 수수료가 급증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국제카드 수수료는 지난해 1300억원에 달했다. '카드 로열티'가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카드 사용자가 해외에서 국제겸용카드 사용 시 내는 1%의 수수료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엔 765억원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제카드사가 지난해 국내 카드사 및 회원으로부터 가져간 수수료만 2000억원이 넘는 셈이다.
문제는 수수료의 대부분이 해외 사용분이 아닌 국내 사용분에 대한 대가라는 점이다. 국내 카드사는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의 0.2%를 비자 등에 지급해야 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의 0.04%도 줘야 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지급한 로열티의 80% 이상은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에 대한 대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결제의 경우 비자가 기여하는 바가 없는데도 수수료를 내는 건 불합리한 면이 없지 않다"며 "국제 결제의 경우 개인도 1%의 수수료를 내는 만큼 이중으로 수수료가 나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카드사 꼼수도 한몫
카드사들은 국제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해외겸용카드 발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전용카드에 비해 연회비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해외겸용카드에 대해 1만원 이상의 연회비를 받지만,국내전용카드의 연회비는 5000원가량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1억1000만장을 발급한 국내 신용카드 중 해외겸용카드의 비중은 70%에 달한다. 그러나 해외겸용카드의 87%는 해외 사용실적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연회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영업관행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비씨카드가 비자카드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신고한 것과 관련,"비자카드 신고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신고를 접수한 서울사무소에서 본부로 보내 심층적으로 분석한 뒤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