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대표가 내세우는 포퓰리즘론이 해괴하다. 포퓰리즘에도 우파와 좌파가 있다면서 자신이 하려는 것은 우파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좌파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키지만 우파는 그렇지 않다는 논리를 편다. 우리는 홍 대표의 이런 개념 규정을 처음 들어본다. 국민 혈세가 필요하고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것은 똑같은데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건지 설명이 없다. 한나라당이 하면 옳고 야당이 하면 틀렸다는 사랑과 불륜식의 기만적 용어에 불과하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 서민특위에서 만들었던 정책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도 한다. 결식자에겐 쌀을 무상공급하고 취학전 아동을 전면 무상보육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당내에서조차 검토후 불가 판정을 내렸던 정책들이다.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빠지지 않는다. 홍 대표는 더 나아가 대부업체의 이자율도 30%로 낮추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가 좌클릭이 너무 나갔다는 평가를 듣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 경제를 제일 잘 안다고 치켜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가 한나라당의 새로운 가치로 삼겠다는 소위 참보수 노선은 우파 표퓰리즘이 아니라 짝퉁 포퓰리즘이다.

포퓰리즘에 우파와 좌파가 있을 수 없다. 재원을 고려치 않은 포퓰리즘 정책은 필연적으로 재정을 털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미래 세대의 자산을 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는 점점 간섭주의로 타락하게 되고 정치는 공짜를 추구하려는 세력들이 이합집산하면서 더욱 갈등국면으로 들어간다. 자원을 배분하는 권력의 힘이 세지면서 사회 부패는 심화된다. 국가 개입주의와 전체주의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탄생했던 것이 그동안의 역사다. 한나라당이 참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