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가에 비즈니스호텔 건립 바람이 불고 있다. '한류(韓流) 열풍' 덕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이들이 묵을 만한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호텔 파르나스서울은 비즈니스호텔을 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부지 및 빌딩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이 호텔 관계자는 "올해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한 탓에 일부 단체 관광객들은 수원 안산 온양 등지의 모텔에서 잔다"며 "호텔을 운영하는 업체 중 요즘 비즈니스호텔 진출을 생각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산하 쉐라톤워커힐호텔도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이 호텔은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청기와주유소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도 당초 알려진 5~6개보다 훨씬 많은 15~20개가량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서울 장충동 면세점 부지,역삼동 KT 영동지사 등 5곳에는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토종 호텔' 가운데 가장 먼저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뛰어든 롯데호텔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09년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마포를 시작으로 김포(올 12월) 제주(2013년) 청량리(2015년) 대전(2015년) 서초(2015년) 등에 차례로 비즈니스호텔을 열 계획이다. 건설업을 주축으로 하는 대림그룹도 서울 테헤란로와 명동 등지에 6~7개 비즈니스호텔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급호텔들이 앞다퉈 비즈니스호텔 건립에 나서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때문이다.

호텔업체들이 특급호텔 대신 비즈니스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건립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공사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특급호텔은 수영장 고급식당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넓은 부지에 새로 지어야 하지만,객실만 잘 꾸미면 되는 비즈니스호텔은 기존 사무용 빌딩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도 건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 관광 붐'이 일고 있는데 부족한 숙박 인프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주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하루 빨리 더 많은 비즈니스호텔이 서울에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